내국인 떠난 자리 외국인이 메웠다…면세업계 'K-콘텐츠'로 생존 돌파구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05.04 13:55 / 수정: 2026.05.04 13:55
외국인 매출 20.8% 급증할 때 내국인은 10.3% '뚝'
신세계·롯데·현대, K-콘텐츠 협업 및 체험 매장으로 승부수
한국면세점협회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 구매 인원은 총 24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2% 증가했다. 외국인 구매객은 109만명으로 약 28.7% 늘었으나, 내국인 구매객은 136만명으로 4% 감소했다. /더팩트DB
한국면세점협회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 구매 인원은 총 24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2% 증가했다. 외국인 구매객은 109만명으로 약 28.7% 늘었으나, 내국인 구매객은 136만명으로 4% 감소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면세업계가 내국인 발길이 줄어드는 흐름에 대응해 외국인 대상 마케팅 전략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K-콘텐츠 기반의 소비 구조를 구축하거나 체험형 공간을 확장하는 등 매출 감소를 방어하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 구매 인원은 총 24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2% 증가했다. 외국인 구매객은 109만명으로 약 28.7% 늘었으나, 내국인 구매객은 136만명으로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1조825억원을 기록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12.5% 반등했다. 외국인 구매객 매출이 전월 대비 20.8% 증가한 8513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면, 내국인 매출은 10.3% 줄어든 2312억원에 머물렀다.

내국인 구매객은 1월 163만명, 2월 145만명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매출도 1월 2842억원에서 3월 231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외국인 구매객과 매출은 1월 94만명(7866억원), 2월 91만명(7047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유류 할증료 인상과 고환율·고유가 기조가 내국인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품이) 달러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고 여행 산업 자체는 (전쟁) 불안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역으로 원화 약세를 외국인 유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원래부터 외국인 구매객의 매출이 컸고 내국인은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K-콘텐츠 영향으로 한국을 경유지로도 택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는 외국인들에겐 쇼핑 메리트가 높아진 상황을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8일 명동점 10층 K-뷰티존에 메디큐브 정식 매장을 오픈하고 체험형 뷰티 수요 확대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8일 명동점 10층 K-뷰티존에 메디큐브 정식 매장을 오픈하고 체험형 뷰티 수요 확대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

이에 따라 주요 면세점은 이 내국인 소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K-콘텐츠(K-컬쳐, K-뷰티)를 '생존 열쇠'로 삼고 외국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에 K-팝 특화 매장 'K-WAVE'존을 꾸린 뒤 3월 매출이 전월 대비 90%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굿즈부터 미디어 콘텐츠, 체험 요소를 결합해 외국인 고객들에게 체류형 소비를 선사하는 곳이다. 이 외에 K-뷰티 브랜드와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팝업을 운영하는 등 쇼핑과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는 콘텐츠도 확대했다. 지난달엔 메디큐브 정식 매장을 오픈하며 체험형 뷰티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걸그룹 '에스파(aespa)'와 손을 잡고 '트립 롯데 듀티 프리'라는 주제로 면세점을 하나의 '여행지'로 소개하고 있다. 에스파 멤버들이 직접 면세 쇼핑 가이드로 나서며 향후엔 오프라인 매장으로 캠페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파라다이스시티와 업무협약을 맺고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경험을 제공하는 등 체류형 소비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인천국제공항 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 구역 영업을 시작한 현대면세점은 K-뷰티 브랜드 40여개로 구성된 'K-코스메틱존'을 내세웠다. 이에 AI 피부 분석, 퍼스널 컬러 진단 등 체험형 콘텐츠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대백화점과의 공동 마케팅으로 패션·식품·IP 콘텐츠를 공항 면세점에 유치하는 등 마케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면세업계에서는) 여행하는 소비자들의 설레는 마음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한류 인기에 따라 타깃을 외국인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K콘텐츠와의 협업 등 행사나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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