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게 약이다] 비타민C '과다 복용' 열풍…건강 위협 경고도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6.05.02 00:00 / 수정: 2026.05.02 00:00
권장량 최대 수백배 복용…면역·피로 개선 기대감
과잉 섭취 시 신장결석·사망률 증가
최근 몇년 사이 비타민C 메가도스가 유행했다. 하루 섭취량의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양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효과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더팩트 DB
최근 몇년 사이 '비타민C 메가도스'가 유행했다. 하루 섭취량의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양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효과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직장인 A 씨는 매일 고용량 비타민을 섭취한다. 권장량의 수십 배를 복용하는 이른바 '메가도스' 요법이다. A 씨는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를 위해 비타민C 메가도스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며 "많이 먹어도 수용성이라 소변으로 배출되니 안전하다"고 했다.

비타민C는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영양제 중 하나다. 피로 해소와 감기 예방을 위해 챙겨 먹는 비타민C가 최근 몇년 사이 권장량의 수십 배를 복용하는 '메가도스' 요법으로 진화했다. 성인 하루 권장량(100㎎)의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2000~2만㎎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고용량 비타민을 출시하며 메가도스 열풍에 발을 맞췄다.

이 요법은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 박사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대중화됐다. 폴링 박사는 1970년대 저서 '비타민C와 감기'를 통해 고용량 비타민C가 감기를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이왕재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등이 이를 임상 경험과 결합해 소개하며 대중적인 건강 트렌드로 안착했다. 메가도스 추종자들은 메가도그를 통해 △면역력 극대화 △만성 피로 해소 △파부 탄력 개선 및 미백 △항암 보조 효과 등을 기대한다. 강력한 항산화력이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해 노화를 방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근 의학계에서는 고용량 비타민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2022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가 성인 9900명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혈중 비타민C 농도와 사망률은 'U자형' 관계를 보였다. 농도가 너무 낮아도 문제지만, 가장 높은 그룹(과잉 섭취군)은 적정 농도 그룹에 비해 총사망률 33%, 심혈관 질환 사망률은 60%나 높게 나타났다.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또한 비타민C는 일정량 이상 섭취하면 장내 흡수율이 감소한다. 소량(30~180㎎ 섭취 시 70~90%가 흡수되지만 1000㎎ 이상 고용량 섭취 시 흡수율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섭취량을 늘린다고 혈중 농도가 무한정 비례해서 올라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효과적인 흡수를 위해서는 고용량을 한번에 먹기 보다 수회 나눠 복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명확하다. 비타민C가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옥살산'은 소변 내 칼슘과 만나면 신장 결석을 유발한다. 미국 간호사 건강 연구(NHS)가 여성 약 15만명과 남성 약 4만명을 11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남성은 기준량인 하루 90㎎ 이하(미국 하루 권장량)로 섭취한 사람에 비해 하루 500㎎ 이상 섭취하면 29%, 하루 1000㎎이상 섭취하면 43% 신장 결석 발생 비율이 늘어났다. 여성은 관련이 없었는데 이는 성별에 따른 대사 차이 때문이라 추정된다.

비타민C는 반드시 챙겨먹어야 하는 영양제다. 대부분의 동물은 포도당을 이용해 체내에서 비타민C를 직접 합성하지만 인간과 유인원은 약 4000만~6000만년 전 이 기능에 관여하는 '굴로노락톤 산화효소(GULO)' 유전자가 비활성화됐다. 과일이 풍부한 열대 숲을 살며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다 보니, 굳이 에너지를 써서 몸에서 만들 필요가 없게 진화한 것이다. 그에 따른 비타민C 결핍은 인류에겐 재앙이었다. 16~18세기 대항해시대 선원들이 괴혈병으로 수없이 사망한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비타민C의 효과적인 섭취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비타민C는 안전한 영양소에 속하지만 개인에 따라 반응은 다를 수 있다"면서 "메가도스를 시작하기 전 전문가와 상담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병행해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영양제 형태보다는 식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위적으로 농축된 고용량 보충제보다는 과일과 채소에 포함된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과의 복합적인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학계 관계자는 "균형잡힌 식단을 통해 기본 필요량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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