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삼성SDI가 1분기 1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적자 상황을 면치 못했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등 요인으로 다음 분기부터 3사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6분기 연속 이어졌다. 다만 손실폭은 전년 동기 대비 64.2% 축소됐다.
부문별로 보면 1분기 배터리 사업은 매출 3조3544억원, 영업손실 17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력용 ESS,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전동공구 등 전방 수요가 회복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5% 증가했고, 적자 규모도 61% 축소됐다.
특히 ESS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과 판매 확대에 따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가 늘었고,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자재료 사업은 매출 222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 SDI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전방시장 수요 회복 가시화로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부문별 대응 전략을 차질없이 실행하면서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배터리 3사 1분기 동반 부진…적자 기조 지속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수요 둔화 상황 속에서 1분기 대규모 침체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747억원 영업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이전 분기(영업손실 1220억원)와 비교해도 더 큰 적자 폭이다. 매출도 6조7227억원에서 6조5550억원으로 2.5%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 속 GM 합작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해 1분기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1898억으로 전년 동기 4577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SK온은 다음 달 13일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SK온이 2000억~3000억 수준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ESS 수요 확대·유럽 정책 변화…2분기 반등 기대
배터리 3사가 1분기 적자 상황을 지난 뒤 2분기에는 반등의 모멘텀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첫 번째 요인은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증설되며 ESS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사와 2조원을 크게 넘는 규모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주요 에너지 전문업체와 조단위 ESS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북미 ESS 시장에서 연이어 대형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미국 ESS 생산 확대, 전기차 볼륨 모델 진입, 원통형 배터리 공급 확대 등 턴어라운드를 위해 준비한 과제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북미 ESS 시장 대응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며 올해 2분기를 흑자전환 시기로 보고있다. 지난 23일에는 폴란드에서 ESS 배터리를 첫 출하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SK온은 북미 ESS 시장에서 복수 고객사와 10GWh 이상, 약 1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르면 2분기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있다. 계약이 성사될 시 올해 ESS 수주 목표(20GWh)의 절반을 확보하게 된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에너지 안보 강화 추세도 시장 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유럽 시장도 주춤했던 전기차 시장 수요가 증가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 내 배터리 전기차 신규 판매량은 54만693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 대비 32.4% 증가한 수치다. 이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류비 부담이 증가한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의 정책적 변화 역시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U는 최근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탈중국화'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달 발표한 산업가속화법(IAA)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셀과 모듈, 팩, 양극재, 분리막,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핵심 부품 중 최소 3개 이상이 유럽 내 생산돼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정책 변화가 K-배터리사에 호재로 적용할 것으로 봤다.
삼성SDI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간 최대 10조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난해부터 고성능 모델용 원통형 배터리와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등을 포함해 25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