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현실화되나…비판 쏟아져도 삼성전자 노조 강행 의지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6.04.28 11:36 / 수정: 2026.04.28 11:36
5월 총파업 앞두고 곳곳서 비판·우려 목소리
노조, 투쟁 스태프 모집…불참자 압박 시도도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규모 집회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노동조합(노조)을 향한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그러나 노조는 총파업 강행 의지를 지속해서 나타내고 있다. 파업 불참자를 겨냥한 압박 강도까지 높이는 등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를 놓고 부정적인 반응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은 주주들이 직접 성난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 활동에 반대 입장이었던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등 소액주주는 지난 23일 노조가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자, '맞불 집회'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주주 단체는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의 심문 기일(29일)에도 법원 앞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첫날(5월 21일)에도 '맞불 집회'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총파업 첫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규모, 투쟁 계획 등을 발표한다고 알렸다.

주주 단체의 입장은 성과급 상한(연봉 50%)을 폐지하고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주주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생산 공장을 멈춰 세운다면 주주들의 실물 자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시 예상되는 반도체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 약 1조원, 최대 30조원에 달한다. 노조에 따르면 23일 집회 당일에만 메모리 생산 실적이 18.4%, 파운드리는 58.1% 줄었다.

삼성전자 노조에 대해 주주들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의 준법 경영 여부를 감시하는 외부 독립 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이찬희 위원장은 지난 21일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사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은 한국 자본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 대외 신인도 하락이라는 거시적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최대 30조원 규모의 비용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최대 30조원 규모의 비용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직접적인 메시지를 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임협 단계에서 발생한 노사 갈등이 아닌 산업 전반의 문제라는 인식이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가 과연 경영진과 엔지니어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 수많은 인프라와 협력 기업들, 4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지분 약 7.8% 보유)을 포함해 지역 공동체와 국가 공동체까지 모두 연관돼 있다"며 "반도체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동자의 몫은 분명히 있지만 노사가 현재의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 성숙한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며 "삼성전자가 우리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믿기에, 현세대와 미래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성숙하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일이 다가올수록 주주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한숨은 깊어질 전망이다. 외신들 또한 파업으로 인해 한국 경제와 반도체 공급망에 가해질 충격에 대해 더욱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파업 시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은 기우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따가운 시선에도 현재 노조는 총파업 의지를 불태우는 모양새다. 사측이 안전보호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위한 근무를 안내하고 있는 것에 관해 법률 검토까지 거치며 가능한 최대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기간(5월 21일~6월 7일) 동안 활동할 투쟁 스태프를 모집하고 있다.

파업 불참자에 대한 압박도 시도하고 있다.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해서 내부 채찍질 중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지난 27일 최승호 위원장 명의로 '4·23 투쟁 결의대회를 마치며'라는 입장문을 공유하며 23일 대규모 집회 불참자를 겨냥해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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