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유통업계가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레트로(Retro)'를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이른바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과 '키덜트'라는 새로운 문화적 유희를 제공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 키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체험형 공간으로 고객 발길을 붙잡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22일부터 5월 6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반다이남코 팬시 페스타'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최근 품귀 현상을 빚은 원조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 신제품과 한정판 모델을 대거 확보했다. 특히 90대 규모의 대형 캡슐토이(가샤폰) 존을 구성해 수집욕이 강한 키덜트족을 정조준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다음 달 31일까지 '로보트 태권브이 50주년 특별전'을 진행한다. 2m 높이의 대형 피규어와 김청기 감독의 '엉뚱 산수화' 등 10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문방구 앞 게임기 등 '레트로 존'을 통해 부모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블록 존' 등 체험 콘텐츠로 자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세대 통합형 전시가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는 장수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먹거리에 이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정식품과 협업해 국민 두유 '베지밀'을 디저트로 재해석한 상품 4종을 출시했다. 22일 '두유크림롤' 등을 시작으로 29일에는 '두유컵케익'을 선보인다.
이는 수치로 입증된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 두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하며 고소한 맛을 찾는 젊은 층의 수요가 확인됐다. 친숙한 패키지 디자인에 현대적인 디저트 형식을 결합해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레트로 마케팅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 간 소통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모와 자녀가 같은 콘텐츠를 즐기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 세대에게 익숙한 장수 브랜드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차별화된 라인업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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