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중동 정세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설주가 들썩이고 있지만, 정작 업계 내부에서는 "기대가 앞서고 있다"며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재건 사업 수혜론이 부각되며 건설업종 주가가 단기 급등했지만,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종전 기대감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8일 2주간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촉매가 됐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에도 이란전과 관련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감은 국내 건설주로 번졌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삼성E&A 등 주요 건설사 주가는 연일 상승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600% 이상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도 건설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유럽계 리서치 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Rystad Energy) 자료를 인용해 중동 에너지 인프라 복구 비용이 최소 250억달러(약 37조원)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 중 한국 기업의 참여율을 50%(125억달러)로 가정하면 연간 수주 실적에 비견되는 규모라는 분석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는 종전 후 에너지 시설 재건 참여에 있어 가장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플랜트 부문을 보유한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중동 지역 시공 이력을 보유한 것이 그 근거다. 실제 쿠웨이트 미나 압둘라 정유소,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소, 카타르 라스라판(LNG) 등 피격 시설 상당수가 한국 기업이 시공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건설업계는 신중한 분위기다. 우선 실제 수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공통된 시각이다. 무엇보다 전쟁 종식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또 재건 사업이 정치적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낙관론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쟁 이후 도로·에너지 등 인프라를 빠르게 복구해야 해 시공 이력이 풍부한 국내 건설사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면서 "다만 재건 사업은 불확실성이 높고, 수익성 역시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란은 향후 국제 제재가 해제될 경우 유망 시장이 될 수 있지만, 제재가 어떻게 풀릴지에 따라 사업 가능성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 전반에서도 재건 수요는 생기겠지만 시기와 규모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