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하청 근로자 소송 패소…원·하청 갈등까지 '이중고'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04.16 14:39 / 수정: 2026.04.16 14:39
대법원, 포스코 하청 직원 근로자 지위 인정
'7000명 직고용' 결단에 사내 술렁…'설상가상' 노란봉투법 적용까지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모습. /포스코 제공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7000명 규모의 직고용 방안을 내놓았지만, 원·하청 노동자 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향후 노란봉투법에 따른 사용자성 확대 가능성까지 겹치며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이날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215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정년이 지난 원고 1명의 소송은 각하, 냉연제품 포장 업무 직원 7명에 대해서는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부터 10차에 걸쳐 포스코가 불법파견을 했다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선고 대상은 3, 4차 소송에 참여한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사실상 파견 형태로 2년 이상 일했다고 주장하며, 포스코가 직접 고용하거나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2017년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건 모두 2022년 2월 광주고등법원 2심에서 노동자 측이 승소한 바 있다. 2심은 포스코가 사실상 협력업체 근로자와 파견 계약을 맺은 것에 해당한다며 하청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 측은 선고 직후 대법원 판결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 측은 입장문을 내고 "승소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원고와 유사공정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철강생산공정에서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조업지원 협력사 소속 현장직원 약 7000명에 대한 직고용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채용을 위해 노조와 직접 대화·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번 대법원판결은 지난 2022년 1차 15명, 2차 44명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원고 승소판결 이후 또다시 포스코의 불법파견 행위를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지난 8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소속 근로자 7000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규직 생산(E)직군 외에 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전체 협력업체 근로자 1만5000여명 가운데 절반을 직고용하는 방식이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8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소속 근로자 7000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규직 생산(E)직군 외에 '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전체 협력업체 근로자 1만5000여명 가운데 절반을 직고용하는 방식이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8일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소속 근로자 7000명을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정규직 생산(E)직군 외에 '시너지(S) 직군'을 신설해 전체 협력업체 근로자 1만5000여명 가운데 절반을 직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직고용은 대법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최근 강화된 노동법 규제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대규모 직고용이라는 카드에도 내부는 더 술렁이고 있다. 원청은 '역차별'을 이유로, 하청은 '꼼수 채용'이라는 이유로 반발하며 내부 갈등은 더 커졌다.

전국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 광양·포항지회 측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과 비용 부담을 피하고자 언론 플레이용 '꼼수 채용'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S 직군 신설은 정규직 대비 65%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는 것일 뿐, 포스코가 정당한 정규직 채용을 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직고용 이후 기존 임금·복지 체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돼 포스코의 노사 갈등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흐름이 강화될 경우, 하청 노동자 관련 분쟁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갈등 사례나 최근 지방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 사례와 맞물려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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