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vs빙그레, 빙과 1위 싸움…국내보다 해외가 승부처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04.16 17:45 / 수정: 2026.04.16 17:45
'해태 합병' 빙그레, 매출 1위 뺏었지만 여전히 근소한 차
내수 시장 한계 봉착…해외 실적서 '진짜 등수' 가려질 전망
국내 빙과 시장 1위를 차지하려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매출과 점유율 승부가 박빙인 상황이라 해외 실적이 1위를 가르는 실질적인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국내 빙과 시장 1위를 차지하려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매출과 점유율 승부가 박빙인 상황이라 해외 실적이 1위를 가르는 실질적인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국내 빙과 시장 1위를 차지하려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싸움이 격화하고 있다. 매출과 점유율 승부가 박빙인 상황이라 해외 실적이 1위를 가르는 실질적인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해태 합병 후 몸집 커진 빙그레…롯데 아이스크림 왕좌 뺏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웰푸드 빙과 품목 매출은 전년 대비 1.9% 하락한 9000억원, 빙그레 매출은 12.6% 증가한 7242억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봤을 때 빙그레 빙과 매출은 9013억원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해태아이스크림 지난해 매출 1876억원을 합친 데 따른 것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2020년 빙그레에 인수됐고, 올 4월 조직과 물류망까지 완전히 통합됐다.

롯데웰푸드가 아이스크림 왕좌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은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롯데웰푸드의 빙과 매출은 2023년 9209억원, 2024년 9169억원으로 하락세다. 반면 빙그레는 2023년 5868억원, 2024년 6433억원으로 상승세를 그려왔다. 연결 기준 빙과 매출 역시 2023년 7858억원, 2024년 8476억원으로 롯데웰푸드를 바짝 추격해 왔다.

점유율에 있어서도 롯데웰푸드는 1위를 내준 상태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빙과 점유율은 2022년 42.44%, 2023년 40.76%, 2024년 39.86%로 하락세였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합산 점유율은 2022년 42.27%, 2023년 43.41%, 2024년 42.93%로 롯데웰푸드를 앞섰다.

이 같은 결과는 빙그레의 외형 성장에 내수 시장 침체라는 악재가 겹친 결과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수점 단위의 내수 점유율 싸움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자체가 수축하는 상황에서 안방 점유율 확대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낙농 빙과 부문 경기 현황 지수는 88.9로 전년 대비 13.9p 하락했다. 2024년 빙과 업계 소매점 매출이 2015년 대비 26% 감소하는 등 내수 시장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이 심화되는 등 인구 구조의 변화로 어린이가 타깃인 카테고리가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며 "옛날 빙과가 주요 4사(롯데제과·롯데푸드·빙그레·해태) 체제였다가 롯데와 빙그레 양사 체계로 시장도 재편된 것도 만큼 시장 규모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맞대결로 전환되면서 양사의 빙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웰푸드 월드콘과 빙그레 메로나의 제품. /롯데웰푸드·빙그레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맞대결로 전환되면서 양사의 빙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롯데웰푸드 월드콘과 빙그레 메로나의 제품. /롯데웰푸드·빙그레

◆ 해외로 뻗어나가나는 K-빙과…현지화 전략과 규제 타파가 '관건'

이에 빙과 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빙그레의 지난해 빙과 수출은 지난해 994억원으로 전년(829억원) 대비 20.0% 가량 성장했다. 빙그레의 빙과 수출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16.8→39.2→16.0→20.4%)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올랐고 베트남 매출은 130억으로 22.8% 증가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수출이 증가세다. 지난해 빙과 수출은 339억원으로 전년(311억원) 대비 약 9% 늘었다. 2021년 20.9%, 2022년 52.3%, 2023년 34.6%, 2024년 10.7% 등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양사의 글로벌 전략은 차이를 보인다. 빙그레는 미국, 중국, 베트남, 호주 등의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인근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제품 통관 장벽을 넘기 위해 유럽과 호주에 '식물성 메로나'를 선보이며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멜론맛 외에도 딸기, 망고 등 라인업을 확장하고 할랄 인증을 취득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한 '현지화'에 주력한다. 2017년 인수한 인도 하브모어를 중심으로 인도 서부 푸네 지역에 신공장을 준공했으며 2028년까지 라인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 문화를 고려해 '돼지바'를 '크런치바'로 재구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다른 빙과 업계 관계자는 "내수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다만 국가별로 다른 관세·비관세 규제들을 어떻게 타파하느냐가 향후 수출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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