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자신이 보유한 외화자산을 취임 전 전량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환율 방어와 통화가치 안정이 한국은행 총재의 핵심 책무인 만큼, 외화자산 보유로 인한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신현송 후보자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외화자산 보유와 관련한 질의에 "외화표시자산이 상당 부분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반 이상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화자산을 취임 전에 다 처분하겠다"면서 "조금이라도 이해상충의 문제가 없게끔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후보자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 자산 46억4708만원 중 해외 자산 비중은 93%에 달해 논란이 불거졌다. 달러 등 외화자산은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기준 평가이익이 커질 수 있어, 한국은행의 총재가 이를 대규모로 보유하면 고환율 국면에서 사익과 공익이 충돌할 수 있는 이른바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돼 왔있다.
신 후보자의 '이중학적' 논란에 대해서는 학제 차이와 군복무 대기 과정에서의 학업 연속성을 강조하며 해명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 의원들은 신 후보자가 1978년 옥스퍼드대 입학을 유예한 뒤 고려대에 편입한 것이 절차와 규정 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자는 "그 당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옥스퍼드대 입학 유예 상태에서 군 입대를 앞두고 학업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고려대에서 수업을 들은 것"이라며 "고려대 학력이 필요해서 진학한 것은 아니며, 귀국 역시 군복무를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장녀의 국적상실 미신고와 주민등록 문제도 오후 청문회의 핵심 쟁점이었다. 신 후보자는 장녀가 1999년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상실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못 쓰고 못 챙긴 데에 대한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또 2023년 12월 장녀를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 자격으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전입신고한 것과 관련해서도 "잘못한 것이다"면서 "절차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등록한 데 대해 잘못했다고 시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녀 국적 문제와 관련한 행정처리가 끝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바로 즉시 끝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전입신고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환율 인식에 대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단순히 특정 숫자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후보자는 "분명히 과도한 환율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가 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했고, 보충질의에서도 "현재 환율은 높은 편이며 외환보유고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환율에 대해선 "구조적 요인과 단기 시장 변동이 함께 작용하고 있으며, 장부상 자금 흐름뿐 아니라 선물환시장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같은 부외 거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환율 관리와 관련해서는 원화 국제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 금융·경제 시스템의 복원력 강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중동발 유가 충격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취약계층 부담을 감안한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 후보자는 전쟁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지켜보는 것이 교과서적 대응이지만, 장기적 충격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금리 인상 등 긴축 대응이 저신용 청년층과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면서, 이런 계층별 부담 완화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맡아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시적이고, 표적화되고, 맞춤형인 이른바 '3T(Temporary, Targeted, Tailored) 원칙'에 따른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안정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성장을 발목 잡고 있다"면서 "특히 부동산에 치중된 금융시스템이 문제를 키웠고, 기준금리만으로는 가계부채를 제어할 수 없는 만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거시건전성 정책을 여러 수단과 결합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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