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두고 "현 상황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는 성급한 금리 조정보다 상황을 지켜보는 대응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15일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금리 동결이 '소극적 대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에 답변하면서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수동적인 행위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며 "물가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는 오히려 ‘전략적 인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지난 10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서도 '다른 생각은 없다'며 당시에는 공급 충격이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켜보는 방향이 맞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 후보자는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은 열어뒀다.
그는 "유가 상승이 일시적 공급 충격에 그칠 경우 곧바로 기준금리로 대응할 사안은 아니지만, 그 충격이 오래 지속돼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를 밀어 올리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확산할 경우에는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특정 수준에 대한 평가를 피하면서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을 단순히 볼 사안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신 후보자는 "정확한 수준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적정 환율 수준 자체보다 환율의 쏠림 현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환율 상승은 구조적 요인과 단기적 시장 변동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선물환시장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영향을 거론하며, 장부에 잡히는 전통적 자본유출입보다 장외·부외 파생상품 거래가 환율을 크게 흔드는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는 "원화 국제화,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 거시건전성 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우려에 대해 신 후보자는 "절대 규모보다 외환보유고의 목적과 기능을 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외환보유고가 환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쌓아두는 것이기에, 다소 줄어들더라도 대응을 위한 것이라면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는 의미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저성장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일본식 장기침체로 보는 데는 선을 그었다.
신 후보자는 "반도체와 AI 관련 부문은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부문 간, 계층 간, 지역 간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도 "한국 경제가 1990년대 일본처럼 자산버블 붕괴 이후 장기 침체로 빠질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양극화와 성장 불균형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또 자본과 노동의 격차, 구조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도 "큰 책임을 느낀다"며 중앙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이라는 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산가격 버블과 붕괴의 부작용을 줄이고 사전적 복원력을 키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쉬었음' 문제 등 보이지 않는 고용·분배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구조 문제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신 후보자는 "가계부채가 단순한 금융안정 이슈를 넘어 성장에도 직결된다며, 가계부채가 많을수록 소비 역동성이 떨어지고 경제 흐름 전반에 부담이 된다"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대체로 80~85% 아래로 내려가야 성장 제약 요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기준금리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고 거시건전성 정책과 공급정책 등 구조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족 국적과 세금·증여성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 사과와 해명을 내놨다.
신 후보자는 배우자와 가족의 국적 문제, 장녀의 주민등록 문제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 기간 동안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오랜 해외 생활 과정에서 행정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는 없었다"면서 "취임하게 되면 관련 문제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모친 아파트 거래와 장기간 전세보증금 미인상, 무상 거주 논란에 대해서는 "해당 거주 형태가 증여성으로 간주될 경우 세무대리인을 통해 확인한 뒤 필요한 세무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화자산 과다 보유로 인한 '이해상충 지적'에 대해서는 외화표시 자산의 상당 부분을 이미 처분해 원화로 반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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