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한앤코) 체제 편입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대대적인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유업 시장의 침체와 신성장 동력 부재로 인해 전체 매출 규모는 위축되는 양상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9968억원에서 2024년 9528억원, 2025년 9141억원으로 매년 4%대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수익성 지표는 반등했다. 2023년 영업손실 715억원·순손실 662억원을 기록했으나, 2025년 영업이익 52억원·순이익 71억원을 달성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광고선전비와 인건비 등 판관비를 2023년 2607억원에서 2025년 1875억원으로 28.1% 감축한 영향이 크다.
원유 등 원재료 매입액도 같은 기간 5078억원에서 4094억원으로 19.4% 절감했다. 매출원가도 8075억원에서 7215억원으로 10.7% 축소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이 같은 기간 원재료 매입액을 7303억원에서 7575억원으로 3.7%, 매출원가를 1조2854억원에서 1조3496억원으로 5.0% 늘린 점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이상기후와 전쟁 여파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남양유업이 전략적으로 원재료 수급 조절에 나선 결과로 풀이되나, 일각에서는 외형보다 내실에 치중한 보수적 경영이 사업 규모 축소를 가속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4년 3월 홍원식 전 회장 일가와 법정 싸움을 끝내고, 한앤코 체제로 재편했다. 한앤코는 경영권 인수 후 '일치프리아니'와 '오스테리아 스테쏘' 등 외식 사업을 정리하며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유업 중심으로 단순화되며 시장 대응력은 약화했다. 한앤코 이전인 2023년 9223억원이었던 국내 매출은 2025년 8745억원으로 5.2% 감소했다. 수출액도 745억원에서 396억원으로 46.8% 급감했다. 분유를 제외한 우유와 기타 음료 부문의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특히 힘을 기울였던 '초코에몽'과 '테이크핏' 등 기타 음료 부문도 시장의 역성장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이 국내 매출을 2.0% 늘린 1조7512억원, 수출액을 40.2% 올린 924억원을 기록하며 고른 성장세를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

◆ 우유 소비량 40년 만에 최저…돌파구 부족한 남양유업
저출산에 따른 유소년 인구 감소로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도 급감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9.5% 줄어든 22.9㎏에 그쳤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0년대 후반 이후 40년 만의 최저치다.
유업계는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업계 1위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제품인 'A2+ 우유'로 성인 고객층을 공략 중이며, 매일유업은 '폴 바셋'과 '크리스탈제이드' 등 외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빙과 수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hy는 유통 인프라와 의료로봇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반면 남양유업은 본업 외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오너 리스크는 해소했으나 '불가리스 사태' 등 과거 논란으로 형성된 부정적 인식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는 실질적 구매 결정권자인 3040 여성층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본업 경쟁력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력 이탈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3년 2070명(기간제 포함)이었던 임직원 수는 2025년 1649명으로 2년 새 20% 가까이 급감했다. 카페 브랜드 '백미당' 분사로 190여명이 이동하고 신규 채용이 병행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나머지 200여명의 추가 인력 감소는 조직 경쟁력 측면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전략으로 실적이 소폭 상승한 분유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분유 매출은 2025년 1929억원으로 2년 전 대비 1.9% 상승했다. 사업 부문 중 유일한 성장이다.
남양유업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권역에서 자사 분유 제품인 '임페리얼XO' 수출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망을 다지기 시작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K-콘텐츠가 동남아 일상으로 스며들며 품질 신뢰도가 높은 K-분유로 수출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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