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기후 변화로 여름 시계가 빨라지자 패션업계가 물량 확보와 출시 시점 조절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4월 평균 기온이 평년(11.6~12.6도)보다 높을 확률은 60%, 이상기온 발생일수가 평년(1.9~4.0일)보다 많을 확률은 50%로 집계됐다. 6월까지의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최대 8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 기온 상승에 소비자의 여름 준비도 덩달아 앞당겨졌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숏팬츠'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쿨링팬츠'는 17%, 자외선 차단용 '살안타템'은 15% 상승했다. 판매량도 급증해 '여름 블라우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3.5배(254%) 늘었으며, '시스루 가디건'은 2.3배(133%) 증가했다. 반소매와 슬리브리스(나시·민소매) 역시 각각 75%, 16%의 거래액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름 제품 수요가 몰리자 패션 브랜드들은 여름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후아유는 전년보다 한 달 일찍 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지난 8일 공개된 '캘리걸(Cali Girl)' 라인의 신규 컬렉션 'Endless Fest(엔들리스 페스트)'엔 누적 5만장 판매된 '골지 헨리넥 반팔 티셔츠' 등을 포함해 가벼운 소재의 스커트와 티셔츠 위주로 구성됐다.
옷감 소재 차별화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스파오는 린넨과 시스루 등 냉감 소재를 앞세운 '쿨 인 모션' 기획전을 진행 중이며, 내주 중 경량 데님 팬츠인 '쿨진'을 출시한다. 접촉 냉감, 속건성 등 기능을 강화한 제품군을 확대해 폭염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스파오의 이달 초 반팔 티셔츠 매출은 전년 대비 126% 급증했다.

빨라진 여름에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플러스는 지난달 24일 선보인 첫 여름 상품의 지난 7일까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넘게 증가하자 반소매 아이템 초기 물량을 50% 늘렸다. 상품 출시 횟수 또한 기존 3회에서 5회로 늘려 적시에 공급하는 전략을 세웠다.
올해 주력 제품은 변동성이 큰 기후와 다양한 TPO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청량한 촉감의 경량 나일론 소재를 사용한 '볼륨 실루엣 점퍼'와 '하이넥 셔링 점퍼'다.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아이템에 얇게 비치는 외관과 볼륨감 있는 실루엣, 셔링 등 디테일을 더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고 오락가락한 날씨에 쉽게 입고 벗고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에잇세컨즈는 지난달 25일 여름 상품 출시 이후 지난 7일까지 반소매 제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여성 반소매 물량은 전년 대비 45% 확보한 상황으로 기후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반소매뿐 아니라 얇은 긴소매 티셔츠, 여름용 집업 등 아이템을 구성한단 계획이다.
CJ온스타일도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린넨 함유 상품 주문금액이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마·린넨 등 통기성 소재와 가볍고 쾌적한 착용감을 강조한 여름 아이템이 인기였다고 전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 영향으로 계절 구분이 흐려지면서 패션 소비 역시 '계절'보다는 주 또는 일 단위 '날씨'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기온 상승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4월부터 여름 의류를 미리 준비하려는 소비 패턴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