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협상 결렬에 코스피 하락…유가·환율 동반 상승 '리스크 확대'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6.04.13 10:00 / 수정: 2026.04.13 10:00
유가 50% 급등…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코스피 1%대 하락 출발, 환율 1490원대 돌파…위험회피 심리 확산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렬과 해상 봉쇄 조치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13일 코스피가 1%대 하락 출발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렬과 해상 봉쇄 조치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13일 코스피가 1%대 하락 출발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까지 단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국내 증시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하며 코스피가 1%대 하락 출발하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9시 11분 기준 전 거래일(5858.87) 대비 1.74%(102.08포인트) 하락한 5756.79로 출발했다. 장 초반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5700선 중반에서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30억원, 36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1708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15% 하락한 1081.00을 기록 중이다. 기관이 296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88억원, 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번 시장 충격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결렬이다. 양측은 전쟁 발발 43일 만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협상에 나섰지만,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키스탄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6시 30분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부터 이란과 21시간 동안 협상했으나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남쪽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 알 카이마 해안에서 어선 뒤로 유조선 2척이 지나가고 있다./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 남쪽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 알 카이마 해안에서 어선 뒤로 유조선 2척이 지나가고 있다./AP·뉴시스

여기에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까지 단행하면서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대통령의 선언에 따라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위치한 이란 전 항구에 적용되며, 사실상 이란의 해상 물류를 전면 차단하는 조치다. 다만 미군은 봉쇄 범위를 이란으로 한정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제3국 선박의 통행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한적 봉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로, 전쟁 이후 통행 제한 여파로 국제 유가는 이미 5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이란 측도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고문은 해상 봉쇄에 대응할 "막대한 미사용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곧 4~5달러의 휘발유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환율에도 즉각 반영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9원 오른 1495.4원에 개장하며 장 초반 1490원대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렬과 해상 봉쇄 조치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상승세를 보였고, 삼성전자(-3.01%), SK하이닉스(-1.95%), 현대차(-2.25%) 등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결렬이 단기 충격 요인이지만 협상 과정의 일부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핵 무기 관련 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제재 완화 강도에 대한 미국과 이란 간의 첨예한 대립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종전을 위한 협상 과정으로 판단하며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비중확대 기회"라고 설명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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