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시대 열었지만…지속 상승 조건은 '체질 개선'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6.04.12 09:00 / 수정: 2026.04.12 09:00
신한미래전략연구소 보고서 공개…밸류업 효과 약 1000p 전망
이익 변동성 축소·장기투자 자금 유입 관건
신한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의 상승이 일시적 랠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
신한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의 상승이 일시적 랠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구조 전환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일시적 랠리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장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수 레벨을 끌어올렸지만, 향후에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도체 편중 완화와 장기투자 기반 확충,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12일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는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보고서를 통해 최근 추진 중인 상장기업 가치 제고 계획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스피에 약 1000p의 상승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코스피가 과거 외환위기 이후 500~2000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1500~3000선의 장기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2025년 들어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상승은 정부의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과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미·이란 전쟁 리스크 속에서 코스피가 2월 6307p에서 3월 5052p로 19.9%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향후에도 현재의 레벨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우선 밸류업 정책이 코스피의 저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 고배당 유도 환경 조성, 공급물량 조절 정책 등이 맞물리며 주주환원 확대와 증시 재평가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밸류업 이전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5배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1.4배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에도 공급물량 조절 정책과 한계기업 퇴출 압력이 강화될 경우 코스피 저점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적인 레벨업을 위해 국내 증시의 이익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현재 코스피 영업이익의 약 40%가 IT·반도체 단일 섹터에 집중돼 있어, 반도체 업황이 흔들릴 경우 이를 상쇄할 다른 이익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비중이 큰 탓에 EPS 증가율의 변동폭도 클 수밖에 없고, 이는 코스피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문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설명이다.

결국 반도체 외 산업군의 이익 기반을 넓혀 시장 전체의 이익 변동성을 낮춰야 코스피 밸류에이션의 추가 리레이팅도 가능하다고 봤다.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소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성장영역으로 자본을 재배치할 경우 자본 효율성이 개선되고 ROE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구조적 수요 둔화나 공급 과잉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오프라인 유통, 범용 철강 등은 2차전지 소재, 물류 인프라·헬스케어, 특수강·에너지 인프라 소재 등 인접 성장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순 제조업 역시 일회성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구독형 플랫폼 모델을 접목해야 반복 매출과 가격 결정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수급 구조 변화도 과제로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보유 지속기간은 평균 9일, 중간값은 3일에 불과해 주요국 대비 매우 짧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런 단기 매매 패턴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국면에서도 주가가 적정 평가를 받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고위험 상품 선호 역시 장기 투자문화 정착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반면 퇴직연금 확대는 중장기 수급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구소는 미국과 호주의 경우 각각 약 40%, 20% 수준의 연금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아직 그 비중이 낮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반도체 이후 지수를 이끌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보 산업으로는 에너지,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 내수 소비재를 비롯해 방산, 조선, 화학, 철강, 건설 등이 제시됐다. 에너지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SMR과 재생에너지·ESS 통합 그리드, 배터리는 전고체와 차세대 소재,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과 자율주행·로보틱스, 바이오는 AI 신약개발과 세포·유전자 분야, 방산은 무인드론·로봇 전투체계, 조선은 친환경 선박과 미국 해군 함정 MRO 등이 유망 분야로 꼽혔다.

연구소는 결론적으로 밸류업 정책만으로는 코스피의 지속적인 우상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주환원이 실제로 이행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금융회사와 당국이 장기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며, 반도체 이후 새로운 성장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국 증시의 구조 전환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이익 변동성 축소, 장기투자 문화 정착,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함께 이뤄질 때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과 중장기 우상향 추세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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