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제약바이오 '원료' 비상…나프타 수급 불안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6.04.10 11:30 / 수정: 2026.04.10 11:30
포장재·원료의약품 생산 차질 우려
정부·업계 비상 대응 가동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의약품 공급망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뉴시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의약품 공급망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의약품 공급망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가능성으로 의약품 포장재와 원료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업계와 정부는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를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당장 생산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원료 수급 구조상 전쟁 장기화 시 필수 의약품 공급 불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의약품 포장재 원료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며 수액백, 주사기, 주사침은 물론 알약 포장재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은 의료 현장의 필수품인 수액제다. 수액백은 PE와 PVC(폴리염화비닐) 기반으로 제작되어 원료 수급에 취약하다. 이미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불안 심리로 인한 주문 폭주로 품절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산과 공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회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대략 6월까지는 생산이 가능하다. 이후에도 추가로 받기로 한 물량을 고려하면 8월까지도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재고로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 원료 수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과 함께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정부가 파악한 현재 재고 수준은 △수액제 포장재 3개월분 △주사기 1개월분 이상 △주사침 3개월분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재고를 소진하더라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원료로도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더 장기화할 경우 산업통상부와 협력해 필수 의료 제품 생산을 위해 나프타를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방침이다.

원료의약품(API) 합성 업체들은 고환율과 원료 공급 중단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의약품 제조에 쓰이는 유기 용매의 99%가 나프타 부산물 기반이기 때문이다.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생산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비축 물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상황이 길어지면 생산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업계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한 상태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는 원료 수급과 생산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해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취합하며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전 소식은 다행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유동적이라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공급망 변동성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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