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 냉기가 돌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반년 만에 100% 아래로 내려앉고 응찰자 수도 줄었다. 보유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매 열기가 수그러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다음 달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거나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면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유세 강화 카드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못 박았다.
1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6년 3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101.7%) 대비 2.4%포인트(p) 하락한 99.3%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선을 밑돈 시점은 지난해 9월(99.5%) 이후 6개월 만이다. 평균 응찰자 수도 7.6명으로 전월(8.1명) 대비 감소했다.
낙찰가율 하락 배경은 고가 아파트에 있다. 2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25.6%에서 2월 111.1%로 14.5%p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92.2%로 전월 대비 18.9%p 떨어지며 낙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 보유세 인상, '최후의 카드'…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후 쟁점

보유세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통령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과 주요 해외 도시의 보유세를 비교한 기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다"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0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뉴욕·런던·도쿄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보유세 인상 관련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 논의를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보유세 강화는 최후의 카드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정책 사안"이라고 했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이 불안해지면 모든 수단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보유세는 그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고 했다.
경매시장 냉각과 함께 매매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9일 발표한 '4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직전 주(0.12%) 대비 0.02% 하락한 0.10% 상승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관망 분위기로 인해 거래가 다소 주춤하는 지역과 역세권·대단지·재건축 추진 단지 중심으로 일부 상승 흐름을 보이는 지역이 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