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제 보조금 못받나"…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술렁'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6.04.09 11:05 / 수정: 2026.04.09 11:05
성능 중심에서 기업 평가로
산업기여도·R&D 반영
전문가 "산업 경쟁력 강화 위해 필요한 정책"
전기차 보조금이 산업기여도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수입차 지급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 보호 정책으로 평가와 논란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전기차 보조금이 산업기여도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수입차 지급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 보호 정책으로 평가와 논란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기준이 차량 성능 중심에서 제조·수입사의 산업 기여도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수입 전기차의 보조금 수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적용해 보조금 지급 대상을 결정한다. 기존에는 주행거리, 에너지효율 등 성능 중심으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기업 단위 평가를 통해 지급 여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바뀐다.

개편안에는 △산업 기여도 △연구개발 역량 △사후관리 △지속 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 △안전관리 등이 포함된다. 정량평가 40점, 정성평가 60점을 합산해 80점 이상을 받아야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국내 공급망 기여도, 정비망 구축, 부품 공급, 고용 창출, 협력사와의 공동 연구개발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반영되면서 국내 생산 기반이 제한적인 수입차 업체는 점수 확보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7월부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수입차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 정책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산업 정책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도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V트렌드코리아 2025 개막식. /이새롬 기자
'EV트렌드코리아 2025' 개막식. /이새롬 기자

수입차에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기준에서는 수입차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이를 과도하게 비판적으로 볼 사안은 아니며 글로벌 산업 정책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협력사와 공급망 확대를 유도하지 않으면 국내 부품업계 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며 "산업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산업 기여도나 서비스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수입차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일반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보조금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국내 산업에 기여하는 기업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개인의 소비 선택과 국가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조금이 전면 배제되는 방식보다는 일정 수준 차등을 두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의 반발 가능성 등을 고려한 정책적 균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부 이용자들이 "보조금 혜택을 기대하고 구매를 고려했는데 기준이 바뀌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는 필요하다"거나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조금 정책 변화가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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