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분기 선방에도 '위기감'…중동발 원가 쇼크에 2분기 수익성 '빨간불'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04.08 10:26 / 수정: 2026.04.08 10:26
1500원 환율·110달러 유가에 2분기 '적자 공포' 확산
인력 감축·체질 개선 등 고강도 생존 전략 돌입
올해 1분기 국내 식품업계는 극한의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나, 업계 내부에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모습. /이새롬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식품업계는 극한의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나, 업계 내부에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식품업계는 극한의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나, 업계 내부에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장기화되는 중동 분쟁발 고유가·고환율 쇼크와 꺾이지 않는 내수 침체 탓에, 당장 2분기부터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기저효과 업은 1분기 '표면적 선방'…기업별 희비 교차

8일 증권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지난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확연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38억원으로 전망됐다.

오리온은 17.2% 증가한 1540억원으로 추정됐고, 농심(602억원·7.4%↑), 오뚜기(605억원·5.2%↑원), 삼양식품(1614억원·20.5%↑) 등 라면 3사 역시 해외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며 호실적을 예고했다.

반면 업계 선두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소재 시황 둔화와 제품 가격 인하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CJ제일제당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한 2809억원, 대상은 24.9% 감소한 430억원으로 추정됐다.

◆ '3고(高)' 악재에 꽁꽁 언 체감경기…원가·가격인하 압박 '이중고'

하지만 수치상의 선방과 달리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이미 차갑게 얼어붙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6년 1분기 식품산업 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식품업계 경기 현황지수는 94.2로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전 분기보다 경기가 악화됐다고 느끼는 업체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내수 판매 지수(94.4)와 매출액 지수(93)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체감 경기를 끌어내린 주범은 통제 불능의 거시 경제 불안정성이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국제 유가(WTI)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선을 돌파하며 악재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핵심 원료인 대두와 팜유 선물 가격이 연초 대비 각각 13%, 20% 상승하는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실제로 1분기 원자재 구입 가격 지수는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 오른 120.5까지 치솟았다.

원가 압박이 임계치에 도달했음에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 주요 제품 가격을 내려야 하는 거센 압박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은 마진 축소를 감내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했다.

◆ 2분기 짙은 먹구름…비용 절감 등 생존 잰걸음

2분기 경영 환경에는 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업계가 예상하는 2분기 원자재 구입 가격 전망 지수는 112.1로 1분기보다 5.6포인트나 높게 나타나 원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높아진 원가를 판매가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탓에 2분기 영업이익 전망 지수는 98에 머물렀다.

여기에 더해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해상 운임비 상승과 공장 유틸리티 단가 인상으로 인한 제조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제품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당장 5월부터 전 업계에 걸쳐 제품 생산 차질과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식품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인력 규모를 줄이고 자동화 설비를 늘리는 등 생산 효율화에 매달리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몇몇 식품기업들은 좁은 내수 시장과 인건비 상승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 공장 증설 및 글로벌 자동화 설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수익성 방어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cbb@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