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복귀 계좌' RIA ,출시 2주 초반 흥행 '성공적'…과제는?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4.06 11:40 / 수정: 2026.04.06 11:40
'서학개미' 복귀 가속…누적 잔고 5000억원 육박
합산 방식·자금 유입 한계 지적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을 찾아 직원으로부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 관련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을 찾아 직원으로부터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출시 관련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이한림 기자]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로 유인하기 위해 도입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출시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정부의 전폭적인 세제 지원과 증권사들의 파격적인 마케팅 등이 맞물리면서 초반 흥행은 일단 합격점을 받은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출시된 RIA의 누적 가입 계좌 수는 9만1923좌를 기록했다. 출시 첫날에만 1만8000좌가 넘게 개설된 후 꾸준한 신규 가입이 이어지며 단숨에 10만명 돌파를 목전에 뒀다.

누적액 역시 가파르게 상승해 5000억원 돌파를 앞고 있다.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이 국내 증시의 새로운 수급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약 3만4000좌를 유치해 30%가량을 차지했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환전 수수료 우대와 경품 이벤트 등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RIA의 초반 흥행 비결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꼽는다. RIA는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매도 대금의 일정 비율에 대해 세액공제를 주거나 배당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해외 주식 양도세 부담이 컸던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도 RIA의 초반 기세 몰이 요소로 꼽힌다. 구윤철 경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직접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을 방문해 RIA 출시 관련 상품 설명을 듣고 질문하는 등 현장 점검을 실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제도가 조속히 안착해 실질적인 국내 자금 유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현장에서 상품 안내와 홍보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흥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거래액을 투자 한도에 합산하는 방식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던 시행 전 지적이 여전하다. 현행 제도상 올해 RIA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투자 한도를 계산할 때 RIA 출시 전인 올해 1~2월 매도 대금도 모두 합산된다. 이 때문에 정부 정책에 호응해 출시 전 미리 주식을 정리하고 현금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을 정작 계좌 개설 후 입금할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거나 혜택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투자자는 "정부 정책을 믿고 미리 준비한 사람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출시 이후 매도분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연간 단위 세제 혜택의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나, 현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다.

대외적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1500원선에서 거래되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매도 시점을 잡지 못해 RIA 가입을 망설이는 사례가 빈번해서다. 또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와 낮은 수익성 역 자금 유입의 탄력을 둔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RIA가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세제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 상장사들의 투명한 공시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입된 자금이 일회성 매매에 그치지 않고 장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RIA가 초반 기세는 잡았지만 소급 적용 논란 등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국내 증시 자체가 투자할 만한 매력을 갖춰야만 정부가 목표한 투자자들의 '국장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