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집값 떠받치는 대출은 끝…'주담대 만기 연장 금지' 초강수에 차주 와글와글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4.05 00:00 / 수정: 2026.04.05 00:00
다주택자 압박 속 '매물 폭탄' 현실화?
엇갈린 시장, 집값 향방 '안갯속'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벚꽃이 피기 시작한 4월, 부동산 시장에는 때아닌 '대출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 연장 금지라는 전례 없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인데요. '갚지 못하면 팔라'는 정부의 압박에 시장은 벌써부터 매물 출회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공사비 폭등 악재도 곂쳤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건자재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린 탓입니다. 현대건설이 일부 재개발 현장에 평당 공사비 900만원 시대를 공식화하며 75%에 달하는 증액을 요구하자 정비업계도 패닉에 빠졌는데요. 비명이 터져 나오는 부동산 시장 뒷이야기도 함께 짚어봅니다.

◆ "갚거나 팔라"…다주택자 겨냥 '초강수'

-금융당국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초강수를 뒀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해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만기가 돌아오면 연장을 통해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환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매물 출회 압박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집값을 떠받쳐온 '레버리지 투자'를 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습니다.

-왜 이런 강수를 둔 건가요?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다주택자에게 대출 연장 혜택을 주는 게 공정하냐"는 발언 이후 정책 방향이 급격히 선회했습니다. 동시에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도 원인입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8%를 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출로 부동산을 지탱하는 구조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적용 대상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요?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개인과 법인을 포함한 임대사업자 입니다. 지역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아파트가 중심이고 주택 소재지와 무관하게 다주택자라면 규제 대상이 됩니다. 특히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주담대가 타깃입니다.

-시장에 얼마나 영향이 있나요?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000건(4조1000억원)이고, 그중 올해 만기 도래분만 약 1만2000건, 액수로는 2조7000억원 규모입니다. 이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모두 매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말 집값이 떨어질까요?

-정부는 매물 증가가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립니다. 현재 금리가 높고 대출 규제가 강해 이른바 살 사람, 즉 수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매물은 늘어도 거래가 안 되면 가격 조정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세입자 보호는 유지"…예외 규정은??

-세입자 있는 집도 바로 대출 연장 안 되나요?

-아닙니다. 임차인 보호 예외가 있습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이라면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는 만기 연장이 허용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즉, 세입자가 있는 집은 당장 매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무주택자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규제 완화가 일부 병행됩니다. 무주택자가 다주택자 매물을 살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유예됩니다. 사실상 '세 낀 집' 매수, 즉 제한적 갭투자를 허용한 셈입니다. 거래를 살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가계부채 관리도 강화된다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는 1.5%로 더 낮아졌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또 정책대출 비중도 30%에서 20%로 축소됩니다. 전체적으로 ‘빚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됐습니다.

-P2P나 사업자 대출 같은 우회로는요?

-이번엔 그 부분도 막았습니다.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 주담대에도 LTV 규제와 대출 한도 제한이 적용됩니다. 또한 사업자 대출을 부동산 투자에 유용하다 적발되면 최대 10년간 전 금융권 대출이 차단됩니다. 사실상 금융거래 봉쇄 수준입니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요?

-차주들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다주택자들은 "시간을 벌 수 있는 수단이 사라졌다"는 반응입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결국 현금 부자만 살아남는 구조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실수요자 역시 대출 규제가 여전히 강해 체감 혜택은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초강수를 뒀지만, 시장에서는 정책적 한계도 선명하다고 전망한다. /김성렬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초강수를 뒀지만, 시장에서는 정책적 한계도 선명하다고 전망한다. /김성렬 기자

◆ "거래 절벽 우려"…정책 한계는?

-이번 정책, 한계는 없을까요?

-업계에서는 한계도 잔존한다고 봅니다. 우선 세입자 있는 주택 비중이 높아 즉각적인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이라는 겁니다. 또 대출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 매수 여력이 부족해 거래 절벽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책이 반복적으로 강화·완화되며 시장 신뢰가 약해졌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앞으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있나요?

-금융당국은 추가 카드도 남겨뒀습니다. 예를 들어 전세대출 DSR 적용,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이 검토 대상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예비 규제’입니다.

-결국 이번 정책의 메시지는 뭔가요?

-분명합니다. "대출로 집값을 버티는 시대는 끝났다"는 겁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을 분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다주택자에게는 압박, 무주택자에게는 제한적 기회, 그리고 전체 시장에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신호를 보낸 셈입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대출 규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정책 의도대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거래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더 클지는 앞으로 몇 달간 시장 흐름이 판가름할 전망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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