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삼성전자가 호실적 전망에도 20만원 문턱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허한 발언에 코스피 시장 전체가 요동치면서 탄탄한 펀더멘탈마저 대외 변수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며 장밋빛 전망을 예고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91% 내린 17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40% 오른 상승 분을 하루 만에 일부 반납했으며, 지난 달 19일(20만500원) 이후 종가 기준 11거래일쨰 20만원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널뛰기를 반복하는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허한 발언에 투심이 흔들린 결과로 풀이된다. 1일 종전 기대감을 키웠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인 2일 백악관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강력한 타격을 예고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기업 자체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정책적 불확실성도 '20만 벽'을 두껍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반도체 업종이 유례없는 호황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등에 흔들리며 수입 장벽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추세다.
수급 측면의 온도 차도 뚜렷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지난 3월 한 달간 30조원이 넘는 물량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하단을 지지했으나, 외인은 35조원대 순매도를 이어갔다. 또 삼성전자가 20만원을 넘지 못한 지난 19일부터 공교롭게도 외인은 11거래일간 순매도세를 유지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증권가는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초 체력이 어느 때보다 탄탄한 데다,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공급 본격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 등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iM증권 등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각각 25만원, 26만원, 2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 분쟁으로 연일 주가가 요동치고 있으나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분기 전망치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6조1378억원, 36조8902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75%, 451.81% 급증한 수준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이제 미드 사이클(Mid-cycle)에 근접했을 뿐"이라며 "압도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이 가시화된다면 주가 재평가가 강력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인상 폭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주요 고객사와의 메모리 가격 협상 과정에서 주문 강도가 예상보다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추가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일 장에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1% 오른 18만36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