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시중은행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선을 넘은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까지 겹치면서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게 설정하고 주택담보대출에 별도 관리목표까지 신설하면서, 은행권이 대출 취급을 더욱 촘촘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도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자금조달 계획을 보다 보수적으로 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 4.42~7.02% 수준으로 파악된다. 고정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연 4.42~7.02%로 상단이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4.55~6.25%, KB국민은행 4.84~6.24%, 신한은행 4.65~6.06%, 하나은행 4.75~5.95% 등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 상승에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우려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재부각으로 시장금리가 먼저 오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매파 성향의 신현송 전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된 점도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실용적 매파'로 분류되는 신 후보 지명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는 금융채와 대출금리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31일 3.957%로 한 달 전 3.721%보다 0.236%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침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르면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1.5%로 지난해 실적 증가율 1.7%보다 강화됐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전체 가계대출 관리목표와 별도로 은행권의 주담대 관리목표를 신설하고, 월별·분기별로도 관리하기로 했다. 일부 금융회사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줄이는 대신 주담대만 늘리는 방식의 우회를 막겠다는 취지다.
높은 주담대 금리와 함께 올해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한층 촘촘해지면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연말 이후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약 1조원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도 3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자체 주담대도 지난해 12월 1조3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전환한 뒤 올해 1월 1조7000억원, 2월 1조1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예전처럼 대출 한도를 최대치로 가정하기보다 보다 보수적으로 자금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별로 월별·분기별 관리 여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잔금일에 맞춰 임박해서 한 곳만 알아보기보다, 미리 복수 은행의 대출 가능 한도와 금리를 점검하고 예상보다 한도가 적게 나올 가능성까지 감안해 자기자금 여유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생애최초 구입자나 청년층 등은 일반 주담대보다 정책성 상품 해당 여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유리하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대출 등에 대한 예외 인정 물량은 오히려 늘린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전체 가계대출뿐 아니라 주담대도 별도 관리 대상이 된 만큼, 실수요자들은 예상 한도를 최대치로 가정하기보다 자기자금 여유분을 확보하는 등 자금계획을 보수적으로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애최초 구입자나 청년·신혼부부 등은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상품 대상 여부를 우선 살펴야 하며, 향후 1~2년간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인 만큼, 무리한 추격매수보다는 자금조달 가능 범위를 먼저 확정한 뒤 시장을 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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