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강남권보다 비(非)강남권 지역의 신규 분양가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된 반면, 비규제 지역은 주변 시세와 공사비 상승분이 반영되며 분양가가 빠르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동작구 노량진·흑석 일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을 앞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6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의 전용 59㎡ 분양가는 20억7963만원~21억4486만원으로 예상된다. 전용 84㎡ 분양가는 24억2229만원~25억941만원, 전용 106㎡ 분양가가 29억3349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20억원을 훌쩍 넘는 것이다.
이 단지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지하 4층~지상 27층, 14개 동, 총 1499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곳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369가구다. 이곳은 약 9000가구 규모의 노량진 뉴타운에서 처음 분양에 나서는 단지로, 향후 일대 신축 아파트 가격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달 분양하는 '흑석 써밋더힐'의 분양가도 만만치 않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을 재개발한 이곳의 전용 59㎡ 분양가는 20억4860만원~21억8980만원, 전용 84㎡ 분양가는 28억2668만~28억3747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3.3㎡(평)당 8500만원 수준이다. 해당 단지는 대우건설이 지하 5층~지상 16층, 30개 동, 총 1515가구(일반분양 420가구)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두 단지의 분양가는 강남권 분양가를 웃돈다. 최근 분양한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평당 약 78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 59㎡ 분양가가 17억5300만원~18억6490만원 수준으로, 노량진·흑석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가격 상승이 억제된 반면, 그 외 지역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주변 시세와 사업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반영된다. 이로 인해 지역 간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77년 처음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19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 정책에 따라 폐지됐다. 이후 2000년대 아파트 분양가 급등이 기존 주택 가격까지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005년 제도가 다시 도입됐다.
가격 역전 현상은 강남권으로의 수요 쏠림을 강화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아크로 드 서초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서울 민간분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시세 대비 저렴하게 공급되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만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동시에 노량진과 흑석처럼 한강변 다른 단지들의 가격 급등은 막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한계와 부작용이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당장 손보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다른 한강벨트 지역이 강남권 가격을 뛰어넘는 가격 역전 현상이 추가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