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깨진 케이뱅크…IPO '완주'로 최우형 웃었지만 주가는 울상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3.31 00:00 / 수정: 2026.03.31 00:00
상장 첫날 '공모가 사수' 후 하락
30일 6080원으로 마감…공모가 대비 26.8% 뚝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간담회를 위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입장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간담회를 위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입장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케이뱅크 주가가 상장 한 달도 안 돼 '공모가 하회' 흐름을 굳히고 있다. 코스피 입성 첫날 공모가(8300원)를 간신히 지켜냈지만 이후 6000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인터넷은행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재검증을 받는 분위기다. 최우형 행장이 상장 완주라는 '숙제 해결'로 연임에 성공했으나, 주가 부진은 케이뱅크 밸류·성장에 다시 물음표를 달고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장중 한때 9880원까지 올랐지만 8330원으로 장을 마치며 공모가를 간신히 사수했다.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다 30일에는 종가 기준 6080원까지 하락했다. 공모가(8300원) 대비 낙폭이 26.8%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8300원)으로 확정하며 '안착'에 방점을 찍었다. 라쿠텐뱅크 비교에 시장조정계수를 적용해 고평가 논란을 일부 희석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3조3673억원, PBR은 1.38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상장 직후 곧바로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시장 눈높이와의 간극이 남아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은 주가 방어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2025년 당기순이익은 1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했고, 이자이익도 4442억원으로 7.8% 줄었다. 수신 이자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비이자이익은 1133억원으로 40%가량 늘며 '비이자 중심 전환'을 강조했으나, 단기적으로는 이자이익 둔화가 더 크게 반영되는 흐름이다.

핵심 성장축이던 업비트 제휴는 비용 구조 변화를 동반하며 양면 리스크로 재해석되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예치금 이용료가 0.1%에서 2.1%로 상승해 이자비용 부담이 확대됐고, 예치금 운용수익률은 3%에서 1.88%로 낮아졌다.

상장 직후 수급 부담도 뚜렷했다. 기관 배정 물량의 87.6%가 즉시 유통 가능 물량이었고, 첫날부터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주요 주주들의 '거리두기' 역시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우리은행은 상장 첫날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753만6442주를 장내 매도해 약 658억원을 현금화했다. 매각 이후에도 지분 9.22%를 보유 중이다. 향후 6~9월 보호예수 해제 구간이 이어질 예정인데 추가 변동성 요인으로 꼽힌다.

대외 변수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상장 시점과 맞물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스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개별 종목 방어력도 약화됐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최우형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임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최우형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임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케이뱅크

'IPO 완주'로 최우형 행장 숨통…주가는 과제

이번 IPO는 최우형 행장에게 분기점이었다. 업계에서는 FI들과 정한 상장 기한(7월) 전에 IPO를 마무리하면서 '최악의 리스크'를 피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최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임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당시 최 행장에 대해 "우수한 경영성과와 함께 인공지능(AI) 적용, 스테이블코인, 비대면 기업대출 등 핵심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케이뱅크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추진을 통한 자본 확충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며 "상장 이후에도 지속 성장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연속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최고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최 행장은 상장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눈높이를 반영해 이전 대비 공모가를 낮추고 상장일 유통가능물량을 조정하는 등 주주친화적 공모구조를 마련했다"며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혁신 금융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IPO '완주'에 그치지 않고 주가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모 구조를 주주친화적으로 설계했다는 설명과 달리, 상장 직후 주가 부진은 밸류에이션 설득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재검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프리미엄 자체도 약해진 환경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규제, 분기별 점검 체계 등 구조적 제약이 수익성 확장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플랫폼·SME·AI·디지털자산 등 '3대 성장동력'을 내세우며 2030년 고객 2600만명·자산 85조원 목표, 2026년 고객 1800만명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익 확대와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단기 수급보다 업비트 비용 구조 변화 이후 수익모델을 다시 평가하는 구간"이라며 "플랫폼·SME에서 비이자 이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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