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로 '최대 실적' 쓴 CJ프레시웨이…공정위 과징금 부담은 '숙제'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03.31 00:00 / 수정: 2026.03.31 00:00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
온·오프 결합 식자재…맞춤형 급식 주효
200억원대 공정위 과징금은 부담 전망
CJ프레시웨이가 지난해 내수 한계를 딛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사업 전략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25%에 해당하는 공정위 과징금 처분이 남아있어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가 지난해 내수 한계를 딛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사업 전략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25%에 해당하는 공정위 과징금 처분이 남아있어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더팩트 | 손원태 기자]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가 내수 침체를 뚫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다만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은 경영상 부담이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7.9% 증가한 3조4811억원을, 영업이익은 8.1% 오른 1017억원을 기록했다. CJ프레시웨이가 3조원 중반대의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CJ프레시웨이는 크게 식자재 유통 사업과 푸드 서비스 사업을 전개한다. 식자재 유통에서는 식당이나 마트, 온라인 등에 외식 식자재를 납품한다. 푸드 서비스 사업은 급식 식자재를 공급하거나 학교, 병원, 오피스 등에 단체급식을 운영한다.

사업별로 식자재 유통은 2조6126억원(+9.2%), 푸드 서비스는 8429억원(8.3%)의 매출을 기록, 두 사업 모두 9%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전체 매출의 99.9%(3조4787억원)가 내수 사업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도 실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양재 aT 센터에서 개최된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에서 관람객들이 식자재 유통 플랫폼인 식봄 설명을 듣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양재 aT 센터에서 개최된 CJ프레시웨이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에서 관람객들이 식자재 유통 플랫폼인 '식봄' 설명을 듣고 있다. /CJ프레시웨이

◆ 온·오프라인 결합한 외식 식자재…급식도 맞춤형으로

CJ프레시웨이 성장의 견인차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수익성이 낮은 해외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국내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망을 결합한 'O2O' 시스템을 강화했다.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외 단체급식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자, 현지 소싱(구매)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과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서 참치캔, 냉동새우, 스위트콘과 같은 고품질 식재료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하고, 이를 국내로 들여오는 식자재 유통 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최근에는 저수익 사업장인 베트남 법인을 청산했고, 관계기업이던 식자재 플랫폼 '마켓보로'의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앞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22년 마켓보로 지분 27.5%를 403억원에 인수했는데, 올해 해당 지분 27.5%를 403억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이로써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 지분 55.0%를 확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마켓보로는 식자재 오픈마켓인 '식봄'과 유통관리 서비스인 '마켓봄'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그중 식봄은 현재 약 4000개의 유통사가 입점해 있으며, 25만명에 달하는 외식 자영업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식봄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200억원에서 2025년 2341억원으로, 3년 새 10배 이상 성장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러한 마켓보로를 지렛대 삼아 외식 식자재 사업을 O2O 기반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전국 16개의 물류망과 마켓보로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결합해 외식업자들에 최상의 식자재를 빠르게 배송하겠다는 전략이다.

급식사업에서는 고객 연령별 맞춤형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했다. 유아에는 '아이누리'를, 청소년에는 '튼튼스쿨'을, 노년에는 '헬씨누리' 브랜드를 갖춰 연령층에 맞는 급식 식자재를 공급했다.

또한 주방 설비가 없는 소규모 사업장에도 이동식 급식 서비스인 '키친리스'를 마련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키친리스 사업장만 전국 130여곳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046억원을 기록했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제3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2025년 경영 실적과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제3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2025년 경영 실적과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 영업이익 25% 달하는 공정위 과징금…대법원 판단으로

다만 CJ프레시웨이는 최대 실적에도 공정위로부터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아 리스크를 짊어졌다. 계열사였던 '프레시원'에 자사 인력을 파견해 인건비를 전액 지급하는 등 부당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10년 중소상공인 지역 식자재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이들 상인과 합작법인인 '프레시원'을 세웠다. 이후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을 통해 전국 외식업체와 식자재 마트, 도매상 등에 인프라와 콜드체인 시스템을 제공하며 사업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약 13년간 계열사 프레시원에 인력 221명을 파견하고, 인건비 334억원 전액을 대신 부담한 점을 부당 지원으로 판단했다. 이어 CJ프레시웨이에 167억원, 프레시원에 78억원 등 총 245억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가 계열사 부당 지원을 통해 합작법인인 프레시원을 장악하고, 중소상공인의 시장 이익을 잠식했다고 봤다. 반면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이 지역 식자재 유통 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중소상공인과 공동 경영으로 출범한 상생 모델이라며, 공정위 판결에 불복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24년 8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자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 판단이 1심 효력을 갖는 만큼, 2심 재판은 곧바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재판부는 CJ프레시웨이의 항소를 기각했고,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후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7월 프레시원을 100% 완전 자회사로 흡수합병하고, 리스크 해소와 경영효율화에 나섰다. 사업별 분산됐던 상품·물류 인프라를 일원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문제는 CJ프레시웨이의 영업이익률이 3%를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공정위 과징금은 CJ프레시웨이 전체 경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1017억원)의 약 25%에 이르는 245억원이 과징금으로 책정됐다. CJ프레시웨이는 이를 2026년 10월까지 총 6회에 걸쳐 납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는 이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 사업 부문의 고도화를 추진해 최대 실적을 냈다"며 "수익성 중심 경영을 이어가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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