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9만원→1만원…금양,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에 상폐 '초읽기'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6.03.30 14:15 / 수정: 2026.03.30 14:15
외부감사인 '회사 존속능력에 대해 의문" 2년 연속 감사거절
4050억 유증 납입 7차례 연기…자금 유입은 '안갯속'
2차전지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금양이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으며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금양
2차전지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금양이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으며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금양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때 2차전지 신화의 주역으로 불리며 시가총액 9조원 금자탑까지 쌓았던 금양이 '상장폐지'라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년 연속 외부 감사인에게서 '의견 거절' 통보를 받으며 시장 퇴출 위기에 몰린 데다가 천문학적인 부채와 쏟아지는 소송을 감당하기 힘든 상태다. 이에 따라 한때 주당 19만원을 웃돌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당국에서 부여받은 개선 기간인 다음달 14일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2025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외부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은 "금양은 418억3600만원의 영업손실과 535억8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며 2025년 12월 31일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112억4300만원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부연했다.

1년 이내 갚아야 할 부채가 1년 안에 확보할 수 있는 현금보다 6000억원 넘게 많을 정도로 현재 재무상황으로는 기업의 존속이 어렵다는 뜻이다.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금양은 사실상 상폐 수순을 밟게 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라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금양은 지난해 3월 외부감사인에게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이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주식 거래도 정지된 상태다. 다만 금양이 지난해 상폐 이의신청을 제출해 올 4월까지 1년 간의 경영 개선 기간이 부여됐다. 이에 따라 금양은 다음달 14일까지 자금 조달 및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개선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금양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재무상황이 호전되지 못하면서 상폐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양은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공장용지에 대한 경매절차 개시결정을 통보받았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채권자이자 공장 시공을 맡았던 동부건설이 청구한 금액은 공사대금 약 362억원과 이 중 약 331억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2025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플랫폼 액트에 결성된 금양주주모임에 올라온 오봉옥 서울디지털대 교수의 글. /액트 갈무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2025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플랫폼 '액트'에 결성된 '금양주주모임'에 올라온 오봉옥 서울디지털대 교수의 글. /액트 갈무리

금융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부산은행에서 약 1356억원 규모의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당했다. 금양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상환 일정 등의 대출 조건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양의 유일한 카드는 405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최종 납입받는 길인데 이마저도 첩첩산중이다. 금양은 앞서 유상증자 납입을 7차례나 변경했다. 이번 증자는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사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SKAEEB)'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방식이다. 그러나 해당 투자사가 납입일을 반복적으로 미루면서 자금 조달 계획은 공시상 일정 변경만 거듭하고 있다. 금양은 홈페이지를 통해 "4월 14일 거래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임원이 사우디 현지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한국거래소가 개선 기간을 준 건 재무구조 정상화 가능성과 함께 상폐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입을 손해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금양의 소액주주는 약 24만명 정도이다. 한때 2차전지 대장주로 불리며 '배터리 신화'를 써내려갔던 금양의 주가는 2023년 7월 26일 장중 역대 최고가 19만4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9900원에 머물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개선 기간 종료 시점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양 주주들은 결집하고 있다. 최근 소액주주연대 '액트(ACT)'에서 결성된 '금양주주모임'은 오봉옥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소액주주대표로 추대했다. 주주 948명이 오 교수를 후보로 추대했고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해 진행된 투표에서 오 교수는 95.3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금양 주주들은 금양 상폐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오는 4월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정문 앞에서 '금양을 살리기 위한 상폐 반대' 집회를 개최한다.

오 교수는 "결집된 힘을 바탕으로 금양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금양의 류광지 회장을 만나 주주들의 뜻을 전달하고 회사와 함께 현실적인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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