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붕괴 신호…인구 급감에 정책 전환 불가피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6.03.31 00:00 / 수정: 2026.03.31 00:00
생산연령인구 급감에 집값 기대 약화
월세 가구 직접 지원 전환 필요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구가 줄면 전세 매물 공급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성렬 기자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구가 줄면 전세 매물 공급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성렬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저출산·고령화 충격으로 전세 시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전세 공급 축소가 가시화되면서 정부 주거정책도 '전세 금융'에서 '월세 직접 지원'으로 축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세 거래 비중 60%→40%까지 하락

31일 국가데이터처·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8년 3765만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30년 3417만명으로 줄어든 뒤 2072년에는 1658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출산율 반등 흐름도 미미하다. 지난 1월 합계출산율은 0.99명으로 전년 동기(0.89명)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43명·2023년)에는 크게 못 미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출산율이 인구 유지선인 2.1명까지 회복되더라도 생산연령인구가 장기간 2800만명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감소는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정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주거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인구 감소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다면 주택 임대시장에 전세 매물 공급 또한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세는 집값 상승 기대를 기반으로 유지돼 온 구조지만 그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2025년 시·군·구 단위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구가 5년간 1% 늘면 집값은 약 0.25% 상승한다. 집값이 1% 오르면 전세 거래는 0.51% 증가한다. 반대로 인구 감소와 집값 기대 약화가 동시에 진행되면 전세 수요와 공급이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주거금융 내 전세자금 대출 비중 높아"

국내 전세 거래 비중은 2020년 이전 6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기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헌우 기자
국내 전세 거래 비중은 2020년 이전 6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기준 4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헌우 기자

이 같은 변화는 이미 시장에서 감지된다. 전세 거래 비중은 2020년 이전 60%대를 유지했지만, 2022년 50%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40% 안팎까지 내려앉았다. 전세가 빠지고 월세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월세화'가 구조적으로 진행되는 흐름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여전히 전세자금 대출과 보증 중심으로 설계된 현재 정부의 주거비용 지원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4년 기준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와 이차보전 지원 규모는 13조8000억원이다. 주거급여(2조7000억원)와 주택개량 지원(3000억원)을 크게 웃돈다. 2022년 주택도시기금 운용에서도 융자 지원 8조5000억원 가운데 5조7000억원이 전세자금 대출에 쓰였다.

박 부연구위원은 "주거금융에서 전세자금 대출 비중이 크다는 점은 정부 주거복지 정책이 전세 지원에 크게 기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전세시장 변화에 맞춰 정책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시장 축소는 정책 재검토를 요구한다"며 "앞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는 지역에서는 전세금융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월세 가구 직접 지원을 늘리고, 공공임대 질 개선과 주택 구입 지원으로 정책 축을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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