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에 밀린 요구불 전략…새마을금고, 고금리 특판 '역주행'
  • 김정산 기자
  • 입력: 2026.03.27 00:00 / 수정: 2026.03.27 00:00
중장기 비용 절감 vs 단기 유동성 확보 '딜레마'
증시 머니무브 예금 이탈 대응 불가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요구불예금으로 전환을 시사했지만,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남윤호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요구불예금으로 전환을 시사했지만,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비용 절감을 위해 요구불예금으로 전환을 시사했지만, 돌파구 마련에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증시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금리 특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장기 비용 절감 기조와 단기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일선 금고에 '중앙회 정기예탁금 특별 판매 안내고시'를 전달했다. 이번 특판은 6개월과 18개월 만기로 구성했다. 총 5조원 규모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금리는 6개월과 18개월 각각 연 3.30%, 3.90%로 책정했다.

일선 금고에서는 단기간에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유인책으로 충분한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향후 감당할 이자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같은 달 중앙회는 정기예금에 적용하는 가산금리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개월(0.8%p) △6~12개월(0.9%p) △12개월 이상(1.0%p)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총 예수금의 10% 이내에서만 판매하도록 제한을 뒀지만, 이자 비용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달 일부 새마을금고에서는 연 4%가 넘는 정기예금이 부활하면서 자금 확보에 불이 붙은 바 있다.

새마을금고의 고금리 수신 전략 배경에는 머니무브가 자리 잡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예금 기반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119조7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130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3개월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일선 금고의 자금 이탈은 중앙회의 유동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앙회는 금고로부터 자금을 예치받아 운용하고 이자를 지급한 뒤 연초에 배당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금고가 자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금을 인출할 경우 중앙회 역시 운용 여력과 유동성도 함께 떨어진다. 이번 고금리 특판 역시 중앙회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중앙회가 제시한 경영 정상화 방향과는 상충되는 대목이다. 이달 중앙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를 줄이고 요구불예금을 확대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새마을금고에 적용되는 대출 긴축 기조가 지난해보다 더 선명해진 만큼, 고정 비용이라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고금리 특판은 오히려 조달 비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단기 대응과 중장기 전략 사이에서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특판이 진행된 약 2주 동안 정기예금 가입을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당장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높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대응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요구불예금 확대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단기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특판 규모 역시 매달 새마을금고가 조달하는 전체 자금과 비교하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252조5109억원이다. 이달 고금리 정기예금 특판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5조원 규모로, 전체 수신의 약 2% 수준에 그친다. 단기 유동성 대응 차원의 조치일 뿐 구조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라는 시각이다. 요구불예금은 예·적금 대비 금리가 낮아 가입자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단순한 금리 경쟁만으로는 확대에 한계가 있다. 안정성과 혜택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출자금 제도 등 차별화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자금 유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금고를 중심으로 조합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 등 비금융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강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모임통장과 생계비 통장 등 특화 금융상품의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요구불예금과 연계된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편의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생활 밀착형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안정적인 수신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갖추지 못한 새마을금고만의 경쟁력과 장점을 살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자연스럽게 자금이 유입되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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