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안전보건 우수 기업이라더니…중대재해처벌법 '철퇴' 위기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6.03.25 11:35 / 수정: 2026.03.25 11:35
20대 근로자 오수관 보수 중 3m 아래로 떨어져
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조사…'실질적 지배·관리 책임' 수사 핵심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최고 경영진으로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면밀히 살피면서 저와 회사에서 해야 할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최고 경영진으로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면밀히 살피면서 저와 회사에서 해야 할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제2공장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가 셀트리온을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 우수 기업으로 선정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원청인 셀트리온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인천경찰청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 4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셀트리온 제2공장 내 건물에서 협력업체 소속 20대 남성 A씨가 약 3~5m 아래 지상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정문 캐노피 구조물 상부에서 오수 배관로 보온 및 누수 관련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었으며, 작업 도중 발을 딛고 있던 1층 천장 패널이 파손되면서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관리 책임 소재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해당 공정에 대해 즉각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형식적인 안전 절차 이행 여부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실질적인 위험 요인이 통제됐는지를 엄격히 따져 책임을 묻겠단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한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더팩트 DB
셀트리온은 지난달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한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요건인 '사망자 1명 이상 발생'을 충족하는 만큼, 원청인 셀트리온의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된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셀트리온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원청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동 중인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이고 원청의 관리 하에 시설물이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가능하다"며 "위험성 평가가 적절했는지, 추락 방지용 안전 특약이나 보호구 착용이 실제 현장에서 통제됐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고는 셀트리온이 고용노동부 주관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협력사에 대한 안전 컨설팅과 물품 지원 공로를 인정받아 정기 감독 유예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받은 상태였다.

또한 셀트리온 송도 2공장의 안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9월에도 외부 폐기물 창고에서 황산이 누출돼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동일 사업장에서 하청 노동자의 인명 사고가 반복되면서 셀트리온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형식적인 매뉴얼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전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일요일 배관 공사 진행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최고 경영진으로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면밀히 살피면서 저와 회사에서 해야 할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도 사고 직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송도 캠퍼스 내 작업 중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협력업체 근로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사고 당시 사전 안전 절차와 장비 점검은 마친 것으로 확인되나 정확한 경위는 파악 중"이라며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캠퍼스 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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