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1년 반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고려아연의 올해 정기주주총회가 24일 열린다. 이사회 장악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주총의 최대 이슈는 이사 선임안이다. 현재 총 15명인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최 회장 측 5명, MBK·영풍 측 1명으로 총 6명이다. 주총에서 이사 5명을 선임할지 6명을 선임할지를 두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개정 상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 선임을 이유로 이번 주총에서 일반이사 5명만 선임하고 나머지 1명은 추후 별도로 선임하자는 '5인 선임안'을 제시했다. 실질적으로 MBK·영풍 측 몫을 1석 줄여 이사회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MBK·영풍 연합은 6명을 이번에 일괄 선임해야 한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우호지분이 37.9%, MBK·영풍 연합이 41.1%, 그 외에 국민연금 5.2%, 현대차그룹 5% 등으로 이뤄져 있다. 최 회장 측 우호지분 안에는 테네시 제련소 건립을 위해 미국 정부와 함께 설립한 크루셔블JV(10.6%)와 LG화학(1.9%), 한화그룹(7.7%) 등이 포함돼있다.
양측 지분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표결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어떤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고려아연의 이사회 구도는 9대 5 또는 9대 6으로, 고려아연 측이 우세하다.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윤범 회장, 황덕남 이사회 의장, 박병욱 후보 등 고려아연 측 후보에 대한 표결을 기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기존 이사회를 지지해온 관례를 깬 결정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존중한다"며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균형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반면 MBK·영풍 측은 "현 경영체제에 대해 신뢰 부여를 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주총 이후에도 고려아연과 MBK·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의 경영권은 유지되겠지만 이사회 구성에 따라 MBK·영풍 측 발언권이 강해지면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