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1기 시절에는 증권과 보험 부문의 인수합병(M&A)를 통한 종합금융그룹의 외형을 갖춘 시기라면, 2기부터는 수익구조 다변화와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 육성과 보험 건전성 대응을 병행해야하는 만큼, 자본 배분의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명동 우리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룡 회장 연임안이 통과됐다 새 임기는 오는 2029년 3월까지 3년간이다.
이와 더불어 윤인섭·류정혜·정용건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은 과점주주 추천 윤인섭·김춘수·김영훈·이강행 이사를 포함해 이영섭·정용건·류정혜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대표이사 3연임 시에는 보통결의가 아닌 특별결의로 의결 기준을 격상하는 정관 개정안건도 통과됐다. 특별결의는 발행주식 총수 3분의1 이상 출석에 더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우리금융의 과제는 외형 확장을 넘어서서 수익구조 다변화의 실질 성과 입증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2025년 순이익 중 비은행 비중은 9.7% 수준으로 KB금융 37%, 신한금융 29.3%, 하나금융 12.1% 등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손익 비중을 올해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는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은행 비중 30% 목표를 달성하려면 증권 부문에 자본 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위해 단계적으로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2020억원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이 내년까지 1조원 안팎의 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우선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향후 초대형 IB 육성까지 감안할 경우 2년간 2조원 안팎의 단계적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부문도 건전성 규제 강화에 따라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지급여력비율(K-ICS)와 관련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성 자본이 배제된 '기본자본 K-ICS'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본자본 K-ICS비율 최소 기준, 권고 기준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권고 기준은 80%가 유력하다.
지난해 말 기준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기본자본 킥스비율(경과조치 미적용)은 각각 83.7%, 79.8%를 기록했다. 권고 기준에 부합하지만, 여유있게 만드려면 기본자본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두 보험사의 통합도 과제로 손꼽힌다. 양사 통합 시 재무·전산시스템을 결합해 중복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자산 55조원 규모의 대형 생보사로 체급을 키워 보험 부문의 존재감도 높일 수 있다. 통합시 우리금융의 보험사는 생명보험업계 5위 수준의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2.9%로 13%선에 근접해 주주환원 여력은 커졌지만, 증권 육성과 보험 건전성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 그만큼 자본 배분의 정교함이 2기 성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자기 돈으로 자회사(증권·보험)에 유상증자를 해주는 경우지주 CET1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결국 임종룡 2기의 핵심은 확보된 자본을 주주환원과 비은행 육성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임종룡 2기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최근 보험사 편입 과정에서 내부통제 개선 노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룹 외형이 커진 만큼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정착시키느냐가 향후 경영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 자본확충과 보험 통합, 주주환원, 내부통제 강화라는 복합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야 하는 만큼, 향후 3년은 우리금융이 '외형 확장형 금융지주'에서 '내실형 종합금융그룹'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종룡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2기 경영의 핵심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 본격화 △그룹 시너지 강화를 제시했다.
우선,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 금융을 위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우리금융의 차별화된 성장 전략으로 삼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첨단전략산업 등 국가 미래성장동력 기업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금융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조성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AX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다. 임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AI 중심 경영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올해 초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도 "AX는 금융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라며 "우리는 AI 회사다"라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에서는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과 보험 등 모든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각 자회사의 경쟁력이 곧 우리금융 전체의 경쟁력"이라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전 임직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고 당부했다.
임종룡 회장은 "무거운 책임을 먼저 새긴다"며 "지난 3년이 △완전 민영화 △자본비율 개선 △종합금융그룹 체계 구축 등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해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다진 시기였다면, 앞으로 3년은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도 금융그룹'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갈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앞으로의 3년 임기를 '더 자랑스러운 우리금융을 물려주기 위한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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