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정부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 내 상장이 무산될 경우 투자계약에 따라 재무적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 방침을 밝혔다. 중복상장은 상장된 모회사가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별도 상장하거나, 비상장 자회사를 따로 상장시키는 구조를 의미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모회사 주주가치를 희석시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관련 상장 규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분기까지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제도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IPO를 준비해온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정책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SK㈜가 지분 63.17%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로, 7월 21일까지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작업을 진행해왔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사전 기업공개(프리IPO)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일정 기한 내 상장을 완료하는 조건의 주주간 계약(SHA)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상장 기한 6개월 전인 1월 21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FI와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지연될 경우 투자자에 대한 수익 보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계약에 따라 약정 시점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FI에 지급해야 하는 배당률은 최초 연 5%에서 시작해 이후 매년 3%포인트씩 상승한다. 이렇게 된다면 SK에코플랜트의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간 SK에코플랜트는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병행해왔다. 지난해 리뉴어스와 리뉴에너지충북 등 일부 환경 자회사를 매각하고, 반도체 소재 계열사 4곳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건설·플랜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반도체 소재와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하려는 조치다.
다만 중복상장 제한이 본격 시행될 경우 상장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모회사인 SK㈜가 이미 상장사인 만큼, 자회사 상장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구조 조정이나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제도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예외 인정 기준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도입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기존 IPO 절차를 이어갈 여지도 있지만, 향후 규제 방향에 따라 상장 일정과 방식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