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치 낮춰야 하나?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의 이혼소송 딜레마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3.19 00:00 / 수정: 2026.03.20 17:55
이혼 재판서 기업가치 두고 공방…재산분할 염두
보수적 기업가치 평가액 재감정…약 2조원 상승
지난 18일 열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 부부의 이혼 소송 3차 변론기일에서 기업가치 최저 평가액이었던 4조9000억원이 약 2조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지난 18일 열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 부부의 이혼 소송 3차 변론기일에서 기업가치 최저 평가액이었던 4조9000억원이 약 2조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 부부의 이혼 소송에서 회사 몸값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3조원에 달했던 기업가치 평가액 산정 격차가 보완 감정을 거치며 1조원대로 대폭 좁혀진 상황이 눈길을 끈다.

지난 18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들 부부의 3차 변론기일에서는 이혼 결정보다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 평가액을 산정하는 데 집중됐다. 당초 3조원가량 벌어졌던 법원의 기업가치 감정액 격차가 이날 재판을 거치며 1조원대로 좁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변론 직후 아내 이 씨 측 대리인은 취재진과 만나 "최근 감정인에게 보완 감정을 요청해 금액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아내 측이 대법원 판례를 명시해 재평가를 요구했고 이를 감정인이 수용하면서 권 CVO 측이 신청한 상증세법상 평가액이 6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변론 과정에서 이 씨 측은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8조원대 가치를 주장했다. 반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을 적용한 기업가치는 4조9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돼 약 3조원의 격차가 존재했다. 하지만 3차 변론기일을 준비하는 과정에 보완 감정을 거치며 상증세법 평가액 기준선이 2조원가량 훌쩍 뛰었다.

권 CVO가 이혼 자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소송의 최종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재산분할 산정 측면에서는 아내 측의 주장이 더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치 산정 방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으나 이날 권 CVO 측은 예정됐던 프레젠테이션(PT)을 포기하고 별도의 발표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의 이혼 재판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 기업가치 평가액 기준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의 이혼 재판 과정에서 스마일게이트 기업가치 평가액 기준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이번 재판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신이 성장시킨 회사의 가치를 두고 벌어지는 창업주의 처지다. 통상 기업인이라면 기업의 잠재력과 비전을 세상에 최대한 높게 평가받으려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권 CVO 측은 이혼소송 중인 아내가 내세운 자사의 미래 성장성을 반영한 기업가치보다 보수적인 평가 방식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는 비상장사의 특성과 게임 산업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한 보수적 산정 방식이 거론돼 왔다. 이 중 보수적인 산정 방식이 스마일게이트 경영권 사수를 위한 가치 방어선이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아내 측 보완 요구로 그 기준이 높아졌다.

이 씨 측은 지난 2002년 창업 당시 부부가 자본금의 70%와 30%를 각각 출자했고 본인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 재직했던 점을 들어 공동 창업 수준의 기여도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대규모 지분 분할이 이뤄질 경우 2대 주주 등장으로 권 창업주의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재산분할이 되려면 이혼 성립 여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권 CVO 측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없으며 이혼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아내 측 대리인은 "이혼 여부와 재산 분할 그리고 기여도 등을 모두 평면상에 올려두고 다투는 중"이라며 "다음 기일은 5월 27일로 지정됐고 이날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게임업계와 투자시장은 법원의 기업 평가액 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확정되는 법원의 기업가치는 향후 스마일게이트가 핵심 자회사 상장을 재추진할 때 투자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이자 참고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상 창업주라면 일궈낸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조 단위 분할 소송인 만큼 이번 재판을 계기로 비상장 기업 주식 평가 방식에 대한 학문적 실무적 논의가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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