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산 배터리 안써"…배터리업계, 반사이익에 '好好'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6.03.18 10:42 / 수정: 2026.03.18 10:42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미국서 연이어 조단위 수주
중국산 의존도 줄이는 미국…K-배터리·배터리 소재 대체재로 부상
삼성SDI의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SDIA)가 미국 주요 에너지 전문업체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삼성SDI의 미국 생산 ESS용 배터리. /삼성SDI
삼성SDI의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SDIA)가 미국 주요 에너지 전문업체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삼성SDI의 미국 생산 ESS용 배터리. /삼성SDI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탈중국을 위한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조 단위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이 미국 기업들과 연이어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감을 높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SDIA)는 지난 16일 미국 주요 에너지 전문업체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공급된다.

삼성SDI는 앞서 지난해 말에도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이 넘는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이번에 또 한 번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삼성SDI는 글로벌 ESS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고객과 추가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ESS 배터리 시장의 약 70%를 장악한 상황에서 삼성SDI의 이같은 수주는 의미가 있다.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해 생산 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7월 체결한 6조원대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의 고객사도 미국의 테슬라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장관 및 비즈니스 포럼(IPEM) 관련 설명자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43억 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공급망 정보 공개에 보수적인 미국 정부와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을 배터리 공급사로 명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배터리 등 산업에서 탈중국 정책을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이 글로벌 자동차사와 약 1조149억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포스코퓨처엠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생산라인 모습.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이 글로벌 자동차사와 약 1조149억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포스코퓨처엠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생산라인 모습. /포스코퓨처엠

배터리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미국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글로벌 자동차사와 약 1조149억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2011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이후 체결한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계약 상대가 미국의 테슬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수주 성과도 탈중국을 위한 미국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90%에 달하자 중국산 음극재에 타국 대비 높은 3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견제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K-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기회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배터리 시장의 중심축이 전기차에서 ESS로 빠르게 이동 중인데 ESS 수요의 대부분은 AI 인프라"라며 "AI 인프라가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되는 만큼 공급망 내 중국 기업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의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자 보조금 수령을 위해 공급망 내 PFE(중국 등 우려국 소속의 금지외국기관)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하기 때문에 중국산 음극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우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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