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이 3월 들어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규 상장 종목들이 상장 첫날 급등세를 연이어 연출하면서 오는 20일 코스닥 입성을 앞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도 시장의 기대가 쏠리는 분위기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제한되고 기관 장기보유 물량이 실제 매물 잠김으로 이어지면 상장 초반 수급 우위가 한층 부각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 '따따블' 다시 나온 코스닥…급등 종목 공통점은?
올해 코스닥 IPO 시장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지난 1월 상장한 덕양에너젠이다. 덕양에너젠은 1월 30일 상장 첫날 공모가 1만원 대비 248.5% 오른 3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따블(공모가 대비 2배)'을 넘어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에 근접한 수준이다.
덕양에너젠은 앞서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1만원으로 확정했다. 일반청약 경쟁률은 1354.4대 1, 청약증거금은 약 12조7000억원에 달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에 올해 8월부터 15년 이상 수소를 공급하는 장기 성장 스토리가 부각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3월 들어서는 열기가 한층 가팔라졌다. 에스팀은 지난 6일 상장 첫날 공모가 8500원 대비 300% 오른 3만4000원에 마감하며 '따따블'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2263곳이 참여해 13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일반청약 경쟁률은 1960.87대 1, 청약증거금은 3조750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반등 흐름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을 21.8% 수준으로 낮춘 점이 맞물리며 주가 탄력을 키웠다.
액스비스는 이 같은 흐름을 더 강하게 이어받았다. 액스비스는 지난 9일 상장 첫날 공모가 1만1500원 대비 300% 오른 4만6000원에 장을 마치며 또 한 번 '따따블'을 연출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124.21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2711.06대 1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은 약 8조9634억원에 이르렀다. 기관 배정 물량의 78.1%가 의무보유확약으로 묶이고 상장 당일 최종 유통물량도 15.28%에 그치면서 우호적 수급 환경이 조성됐다.
가장 최근 사례인 카나프테라퓨틱스도 바이오 IPO 기대를 한층 끌어올린 종목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 16일 상장 첫날 공모가 2만원 대비 153% 오른 5만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따블'에 안착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62.1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1899.29대 1, 청약증거금은 약 9조5000억원이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 역시 76.1%에 달해 최근 공모주 강세를 설명하는 핵심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코스닥 IPO 강세는 개별 기업의 성장 스토리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상장 첫날 급등한 종목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데다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아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제도 변화도 한몫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관의 장기 보유 유인이 커졌고, 그 결과 상장 초기 유통주식 수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리는 물량 자체가 줄면서 초반 매도 압력은 낮아지고, 반대로 청약 흥행으로 유입된 대기 매수세는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장 직후 차익실현 물량이 빠르게 쏟아지며 주가가 흔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확약 물량이 늘면서 사실상 '품절주'처럼 움직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 역대급 락업에 기술력까지…아이엠바이오로직스 흥행 기대감 '솔솔'
코스닥 IPO 훈풍 속에서 다음 흥행 주자로 거론되는 곳이 항체 기반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 기업 아이엠바이오로직스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 절차에서 이미 흥행 합격점을 받아든 상태다.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6일까지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는 2333개 기관이 참여해 839.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범위인 1만9000~2만6000원 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어 11~12일 일반청약에서도 1806대 1의 경쟁률과 약 59만건의 청약이 몰렸고, 청약증거금은 11조7000억원에 달했다.
수급 구조도 눈길을 끈다. 기관 배정 150만주 가운데 최종 의무보유확약률은 96.5%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장기 확약 물량이 83.1%를 차지했다. 일반청약자 배정분을 포함해도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은 207만5000주로, 전체 상장예정주식의 약 14.0% 수준에 그친다. 최근 급등세를 연출한 종목들 역시 낮은 유통물량이 주가를 떠받친 배경으로 거론된 만큼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역시 상장 초반 수급 기대를 키우는 구조를 갖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기술력 측면의 기대도 적지 않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리드 파이프라인 IMB-101, IMB-102를 총 1조8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기술이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IMB-101을 화농성 한선염 적응증으로 글로벌 임상 2상 단계까지 끌어올렸으며, 향후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재기술이전이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리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 여부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OX40L 타깃에서 이중항체와 단일항체를 동시에 보유한 드문 사례로 꼽힌다"며 "상장 후 최대 12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 단기 자금조달 부담이 제한적이고, 네비게이터의 추가 자금 조달과 IMB-101 임상 진척이 맞물릴 경우 후속 모멘텀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IMB-101을 앞세워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배러(better) 휴미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업"이라면서 "화농성 한선염부터 아토피 피부염,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갈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공모로 확보하는 520억원에 기존 보유 현금 약 700억원을 더해 총 1200억원가량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IMB-201과 IMB-402 등 후속 자산의 비임상·임상 개발에 약 260억원을 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더욱 가속화해 의미 있는 연구성과와 사업성과를 창출하겠다"며 "이를 기반으로 면역질환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