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 확대안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회사별로 엇갈린 주주환원 방식에 이목이 쏠린다. 실적 개선과 밸류업 기조,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이 맞물리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주주친화 경쟁도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증권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총 341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145.4%로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초과배당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도 132.0%로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배당을 늘린 차원을 넘어 가장 공격적인 주주환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른 중소형사들도 배당 확대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증권은 1주당 370원을 배당하기로 했고, 배당성향은 39.6%다. 다올투자증권은 1주당 240원, 배당성향 41.4%를 기록했다. 부국증권은 1주당 2400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47.1%를 나타냈다. 유진투자증권은 1주당 180원, 배당성향 25.6%,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 79.3%로 배당 확대 폭이 컸다. DB증권도 1주당 550원의 역대 최대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27.3%로 집계됐다.
한양증권도 배당 확대 흐름에 올라탔다. 한양증권은 1주당 1600원을 배당하기로 했고, 배당금 총액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7.5% 늘었다. 배당성향은 37.4%다. 유안타증권은 배당총액을 458억원으로 늘렸고 배당성향은 47.9%를 기록했다. 다만 이익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9.2%포인트 낮아졌다. 전통적인 고배당 기업 유화증권은 1주당 220원 배당을 책정했다. 배당성향은 96.0%, 배당금 증가율은 37.1% 수준이다.
교보증권은 다른 사례와 결이 다르다. 교보증권은 1주당 550원을 배당하기로 했지만 최대주주에게는 배당하지 않고 기타 주주에게만 지급하는 차등배당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배당성향은 6.3%로 낮지만, 대주주 몫을 포기하고 소액주주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이 같은 배당 확대에는 실적 개선과 정책 변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증권사 실적이 개선된 데다,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서 배당 확대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분리과세 적용 대상은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줄지 않으면서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배당액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기업이다.
반면 모든 증권사가 같은 길을 택한 것은 아니다. SK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78억원, 당기순이익 28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현금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대신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기존에 취득했던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 1477억원, 당기순이익 1020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현금배당은 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은 단기적인 배당 확대보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유보 전략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 흐름은 분명하지만 모든 증권사가 같은 공식을 택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얼마나 주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