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에서 월 1회로"…비만치료제, '투약 편의성' 경쟁 본격화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6.03.17 11:10 / 수정: 2026.03.17 11:10
장기지속형·패치·경구제 등 제형 혁신 속도
'국산 1호' 허가 경쟁도 치열…임상 데이터·생산 역량이 승부 가른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투약 편의성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개발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투약 편의성'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개발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투약 편의성'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개발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주1회 중심이던 투약 주기를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주사 대신 알약·패치 형태를 도입하는 등 '제형 차별화'와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투약 주기를 연장하는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이다. 현재 시장을 장악한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주 1회 투여 방식인 점을 겨냥해, 월 1회 투여로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은 최근 지투지바이오와 미세구체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힘을 실었다. 이로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시밀러 사업으로 쌓은 역량을 신약 플랫폼으로 확장하게 됐다.

이미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이오 벤처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스마트데포' 기술 평가를 진행하며 본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며, 인벤티지랩은 유한양행 및 베링거인겔하임과 협력하며 생산 기지까지 확보했다. 알테오젠 역시 동물실험을 통해 월 1회 투여만으로도 글로벌 차세대 신약과 대등한 효과를 입증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전통 제약사들은 임상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며 '국산 1호' 비만 치료제 타이틀을 놓고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제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신청을 완료하며 상업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외에도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한 삼중작용제(HM15275)와 근손실을 방지하는 혁신 신약(HM17321) 등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국내 임상 3상 대상자 모집을 완료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연내 투약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으로, 주 1회 투여 제형의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제형 다변화 시도도 활발하다. 주사 바늘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보관의 용이성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대웅제약은 동전 크기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를 개발 중이다. 피부에 부착하면 미세 바늘이 녹아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통증이 없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일동제약의 자회사 유노비아는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하며 차세대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셀트리온 또한 주사제와 경구제를 동시에 개발하며 다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300억 달러(약 43조원)에서 2030년 2000억 달러(약 289조원)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투약 주기를 늘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임상 데이터의 신뢰도가 글로벌 기술 이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안정적인 대량 생산 역량과 약효 유지 능력을 입증해야 글로벌 빅파마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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