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최대주주와 갈등을 빚어온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이달 말 임기 종료와 함께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표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임기를 끝으로 한미약품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최근 발표한 입장문을 언급하며 "한미 정체성인 '임성기정신'과 차세대 한미 경영 체제의 원칙을 누차 강조하신 그 말씀의 무게감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송 회장님 말씀의 뜻은, 한미약품이 '임성기정신'을 기반으로 흔들림 없이 전문경영인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공언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저는 그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전문경영인이 반드시 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임성기정신'이라는 원칙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한미의 방향성은 올곧게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표는 "다만, 저희 작은 저항과 외침이 '임성기정신' 보존의 중요성에 경종을 울리는, 작은 밀알이 되었길 바란다"며 대주주와 이사회를 향해 "경영에 대한 철학과 방향성이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한미의 근간인 '임성기정신'과 '품질경영'의 가치는 합심하시어 꼭 지켜 달라"고 했다.
특히 "또 저의 뜻에 동조하거나, 침묵 시위 등을 통해 저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임직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없도록 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성기정신'은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한미약품을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핵심 가치"라며 "이 정신이야말로, 한미가 토종 한국 기업으로서 연구개발(R&D) 중심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자, 제약 보국의 토대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사내이사 후보로 내정하면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취임한 박 대표는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정면충돌했다. 특히 사내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신 회장의 경영 간섭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