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안갯속'…코스피 반등에도 유가·환율 변수 '여전'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6.03.11 11:04 / 수정: 2026.03.11 11:04
트럼프 "전쟁 거의 끝났다" vs 이란 "종결은 우리가 결정"
증권가 "유가와 환율 안정 여부가 증시 반등 핵심 변수"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 종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변동성 경계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심리가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쟁 향방과 유가 흐름에 따라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전 10시 4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76%(152.95포인트) 오른 5685.54에 거래됐다. 최근 중동 정세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간밤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쟁 종식을 둘러싼 전망은 여전히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CBS 인터뷰와 공화당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언급하며 성과를 강조했지만 "아직 충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고 이란이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항복 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때 전쟁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매체 액시오스(Axios)는 백악관과 국방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동맹국과 금융시장 모두 전쟁의 종식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란 역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라고 밝히며 맞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긴장 수위도 끌어올렸다.

한편 러시아는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고 중동 정세와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하며 정치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증시 반등의 배경으로 국제유가 안정 흐름을 꼽는다. 중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등세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반등의 동력은 유가 급락에서 나왔다"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 여부가 향후 유가와 증시 흐름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관련 발언이 엇갈리고 이란의 기뢰 설치 가능성도 거론되며 유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대응 의지를 고려하면 유가 재폭등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의 향방에 따라 증시 흐름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인해야 할 것은 이란 사태가 단기전인지 장기전인지 여부"라며 "전쟁이 한 달 이내 단기 국면에서 소강 상태로 접어들 경우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약 3개월가량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내 주유소의 유류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안내판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송호영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내 주유소의 유류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안내판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송호영 기자

환율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 우려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전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관련 헤드라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은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촉발한 위험선호 심리 둔화 영향에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증시 외국인 순매도와 역내외 저가 매수 수요가 유입되며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당국 미세조정 기대 등이 상단을 제한하며 환율은 147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번 주 증시 변수로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 물가 지표를 꼽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지며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펀더멘털이 약해서가 아니라 유가·환율·수급 충격의 전이 경로가 가장 선명한 시장이기 때문에 더 크게 흔들린다"며 "WTI가 115달러 이상 구간에 진입하면 역사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스트레스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가격에 반영한 측면이 있는 만큼 유가가 진정될지, 115달러 이상으로 확대될지를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2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약 2.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비용을 자극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되며 인플레이션 재반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chris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