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생태계 선점하는 네이버…1조 투자로 연구개발 총력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3.11 10:53 / 수정: 2026.03.11 10:53
국내외 로봇 스타트업 투자 확대
네이버가 최근 미국 피지컬 AI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기술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수익화 시점 등 구체적인 청사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우지수 기자
네이버가 최근 미국 피지컬 AI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기술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수익화 시점 등 구체적인 청사진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유망 기업에 대한 연이은 투자로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및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스타트업 양성 조직 D2SF는 지난 10일 미국 피지컬 AI 스타트업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에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카멜레온은 화장실 청소를 포함해 호텔 하우스키핑 전반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트럭 하역이나 팔레트 적재 등 물류 현장의 고강도 작업 자동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자동화 수요가 높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피지컬 AI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초정밀 머신비전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써머 로보틱스'에도 투자하며 피지컬 AI 전반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해 왔다.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투자한 '클로봇'을 시작으로 로봇 안정성 검증 기업 '세이프틱스'(2020년), 돌봄 로봇 '와이닷츠'(2020년), 조리 로봇 '비욘드허니컴'(2020년)과 '로보아르테'(2021년), 물류 로봇 '플로틱'(2021년) 등 로봇 스타트업에 꾸준히 자금을 투입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 의지는 경영진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부문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주한인창업자연합(UKF) 2026'에 참석해 "피지컬 AI 분야 유망 기업을 찾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에 좋은 기회가 많아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해 글로벌 인수합병 및 투자를 조율하고 있다.

네이버는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에서 로보틱스를 포함한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랩스가 MIT와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 모습. /유튜브 채널 네이버랩스 영상 캡쳐
네이버는 연구개발 자회사 네이버랩스에서 로보틱스를 포함한 미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랩스가 MIT와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 모습. /유튜브 채널 '네이버랩스' 영상 캡쳐

내부적으로는 최고경영자 직속 전담 조직인 'R-TF'를 가동해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총괄을 맡은 R-TF는 연구 단계에 머물던 공간지능, 자율주행, 디지털트윈 기술을 실제 수익 모델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제2사옥 '1784'와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 자체 검증을 마친 기술들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 '1784' 사옥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김상배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미니노이드'의 보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으로 사옥 내에서 미니노이드를 활용한 커피 배달 등 서비스 투입을 목표로 잡았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동반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로부터 AI 칩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개를 확보했으며 신규 영역 확대를 위해 내년 이후 GPU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보다는 다양한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운영체제 '아크'와 초정밀 3차원 디지털 트윈 기술 '얼라이크' 등 자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둔 투자다.

다만 네이버가 헤쳐가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피지컬 AI 시장 활성화 시점과 수익 모델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해당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규모를 추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로봇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의 입지도 관건이다. 현재 피지컬 AI 하드웨어 시장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한 피지컬 AI 소프트웨어가 글로벌 로봇 제조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랩스는 기본적으로 연구 조직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화보다는 연구와 기술 개발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사내에서 테스트 중인 로봇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다수 로봇을 제어하는 관제 시스템 '아크'를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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