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 '최종 수위'가 오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4일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상정되지 못해 결론이 미뤄지면서, 최종 판단이 늦어질수록 은행권의 비용 부담과 행정소송 검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과징금을 1조4000억원대로 낮춘 가운데 추가 감경 여부와 '설명의무 위반' 판단이 향후 고난도 금융상품 제재의 기준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관련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에 대한 제재 안건을 상정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막판 쟁점 검토를 이어가며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금융위 증선위→안건소위→금융위 정례회의 순으로 이어진다. 금융위는 지난달 25일 증선위에서 과징금 안건을 심의했지만, 은행권과의 법리 공방이 길어지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안건소위로 넘겼고, 소위 논의는 18일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5개 은행에 약 2조원 수준 과징금을 사전 통지했지만, 올해 2월 12일 3차 제재심에서 기관 제재를 기관경고로 낮추고 과징금도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감경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사후 수습 노력과 재발방지 조치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단계에서 '추가 감경'이 가능한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11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감독규정 정비로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되면 과징금의 50% 이내 감액, 추가 요건 충족 시 최대 75% 감면이 가능하도록 규정됐다. 은행권은 자율배상 이행을 근거로 "과징금을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쟁점은 '설명의무'와 '백테스트'다. 금융당국은 위험 분석 기간을 임의로 축소해 백테스트 결과가 왜곡됐다는 취지로 보는 반면, 은행들은 설명 의무를 충분히 이행했다며 책임 범위에 선을 긋고 있다. 최근 심의 과정에서도 백테스트 기간 적정성이 쟁점으로 부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판결 흐름도 변수로 거론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16일 투자자가 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과거 20년 변동자료·모의실험' 제공 의무를 은행에 동일하게 묻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사 판단이 행정제재를 직접 좌우하진 않지만 이런 판례가 금융위의 최종 법리 판단에 간접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지막 관문은 '행정소송'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례회의에서 1조 원대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일부 은행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 충분한 소명을 했고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최종 결과가 확정된 후 구체적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조원대가 확정되면 일부 은행은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추가 감경이 이뤄지면 소송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