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iM증권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외부 출신 '증권맨' 박태동 IBK투자증권 수석전무를 내정하며 수장을 교체했다. 장기 적자가 지속됐던 리테일(투자중개·자산관리) 부문의 흑자전환과 부동산PF 정상화 등 안정적 성과를 일군 성무용 현 대표의 연임이 유력했던 터라 이번 인사 배경에 더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관리형 리더에서 성장형 리더로 무게추가 기울며 전문성 강화와 체질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최고경영자(대표이사) 후보자로 박태동 IBK투자증권 수석전무를 최종 추천했다.
박 후보자는 25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8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다.
iM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박 후보자의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며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하나은행, BNP파리바 등을 거쳤으며, 메리츠증권, DS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에서 트레이딩,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등을 총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무용 현 대표가 재임 중 iM증권의 실적을 개선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탓이다.
iM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성 악화로 부실 자산이 늘어났던 부진을 딛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2억원, 669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말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한 기조를 이어갔다. 3분기 누적 매출은 같은 기간 0.5% 오른 1조6121억원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리테일 부문이 지난해 3개 분기 내내 흑자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대출중개 우수인력 확보를 통한 영업 규모 확장으로 저위험 수익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부동산 PF 부문에서 부실 사업장 익스포저를 대폭 축소한 것도 3분기 흑자에 주효했다. 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34%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포인트(p) 줄었으며, PF 익스포저 비율도 57%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p 축소됐다.
성무용 현 대표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 대표는 DGB금융지주 부사장, 대구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iM증권 대표를 맡기 전까지 증권업 경력은 없었다. 그런데도 2024년 iM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부실 부동산 PF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충당금 부담을 해소하며 회사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 대표는 2025년 신년사에서 대출 중개 및 주선, 중개 영업 등 저위험 수익원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는데 성 대표가 물러나게 된 만큼 이 과제는 박 후보자가 이어받게 됐다. 지난해 흑자 전환을 바탕으로 iM증권의 자본 효율성 극대화와 수익성 다변화를 이뤄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박 후보자의 이력에 비춰볼 때 취임 후 자본을 사용하지 않는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자는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IBK투자증권 등에서 채권·외환·상품(FICC)와 트레이딩 부문을 총괄해 온 여의도의 대표적인 S&T 전문가로 꼽힌다. 기업금융(IB)이나 부동산 PF가 아닌 채권·외환·상품 등으로 수익을 내는 S&T통 박 후보자를 차기 수장으로 지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자를 두고 "증권업 전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과거 메리츠증권 재직 시절 발휘한 역량 등을 보면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고 말했다.
실적은 개선했지만 지속 가능한 핵심 수익원 확보도 박 후보자의 과제로 꼽힌다. 특히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부동산 PF 사업 축소 이후 균형잡힌 수익 구조를 만드려면 IB에 대한 전략 설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iM증권은 지난 3년간 대규모 대손비용 인식과 2024년 큰 폭의 당기순손실 기록 이후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흑자전환했다"면서도 "성장을 견인한 부동산PF 중심의 영업기반이 위축된 점, 리테일 부문의 높은 경쟁강도, 고정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부실PF 정리가 일단락된 이후의 구조적 이익창출력 회복 수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해 투자중개 부문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으나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경쟁력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며 "IB부문에서도 비부동산 영업기반이 취약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중소형 증권사의 향후 신용도 방향성은 지속 가능한 핵심 수익원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M증권 관계자는 "기존 성 대표 취임 이후 회사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본 거 같다"며 "시장 전문가 영입을 통해 성장에 조금 더 방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