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사실상 연임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2년간 흑자 전환과 수익성·건전성 개선을 이끈 점이 재신임의 배경으로 꼽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은미 2기'가 성장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27일 이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고,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임추위는 이 대표 추천 배경으로 성장성, 수익성, 영속성, 건전성 등 4개 핵심 축을 제시했다. 특히 지난 2년간 보증부 대출 확대를 통한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이 토스뱅크 도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윤모 임추위원장은 "토스뱅크가 현재 추진 중인 AI 전환, 기술 기반 안전망 구축 및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은 비전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영역"이라며 "고객들의 자산관리와 외환, 기업금융 등 비즈니스 영역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안목을 갖춘 것이 이은미 대표의 강점"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 DGB대구은행 CFO 등을 거쳐 2024년 토스뱅크 대표로 취임했다. 토스뱅크가 현 체제의 연속성을 택한 것은 외형 성장보다 '질적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에 가깝다.
실적은 개선됐다. 토스뱅크는 2024년 당기순이익 457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흑자 흐름은 이어졌다. 2025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41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345억원)보다 약 136% 늘었다.
외형 성장도 뚜렷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고객 수는 1370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고, 자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81만명으로 26.3% 늘었다. 2025년 11월 기준 전체 고객 수는 140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시점 여신 잔액은 15조4500억원,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7500억원, 2조7400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경쟁력인 고객 접점과 수신 기반을 키우면서도 여신 규모까지 함께 불렸다는 점에서, 이 대표 체제의 성장 전략은 숫자로 확인됐다는 평가도 있다.
건전성도 방어했다. 토스뱅크의 2025년 3분기 연체율은 1.07%로 전 분기 말 1.20%보다 낮아졌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6.55%로 전 분기 16.35%보다 올랐다. 단순히 고객과 대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건전성과 자본 여력까지 함께 관리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은미 2기에선 수익성의 '지속 가능성'을 더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814억원으로 커졌지만, 같은 기간 수수료 비용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여전히 334억원 적자였다. 전년 동기 적자폭(434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이자이익 의존도를 더 낮추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여기에 보다 근본적인 리스크는 사업 구조에서 나온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신용대출 평균 잔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4~35% 수준으로 목표치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해당 포트폴리오가 대손비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약 34만명의 중저신용자에게 9조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입 역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사이에서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성장 전략의 실행도 이제부터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4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3~5년 과제로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1200만명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알고리즘과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중장년·시니어 전담 조직 신설, 기업 고객 대상 보증 기반 대출 확대, AI 기반 리스크 예측 모델 고도화,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검토 계획까지 밝혔다.
금융권 일각에선 토스뱅크가 흑자를 유지하는 은행을 넘어, 수익 구조를 넓히고 AI와 글로벌 전략까지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은행으로 진화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흑자 안착이 1기의 성과였다면, 2기는 수익 구조를 넓히고 성장 동력을 구체화하는 단계"라며 "이자이익 중심에서 벗어난 비이자 수익 확장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