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광주 광천동 재개발 사업에서 일반 분양가와 브랜드 적용을 두고 갈등을 이어온 조합과 시공사 간 협상이 일단락됐다. 다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 대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제안하면서 사업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질 전망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지난달 27일 일반 분양가를 3.3㎡(평)당 2402만원으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그동안 분양가를 둘러싸고 입장 차를 보여 왔으나 최근 광주 분양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조정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현대건설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대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조합원 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원들이 하이엔드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 시 예상 분담금과 사업성 등을 비교한 뒤 조합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광천동 재개발 사업은 광주 서구 광천동 일대에 약 50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정비사업이다. 현대건설은 2022년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광주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루체도르'를 단지명으로 제안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일반 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조합과 현대건설 간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평당 2850만원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현대건설은 미분양 위험을 고려해 평당 2402만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협상을 통해 일반 분양가가 평당 2402만원으로 결정났고, 실질 공사비는 평당 약 791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총 공사비는 약 2조1500억원 규모로, 시공사 선정 당시 총 공사비(1조7660억원)보다 21.7% 올랐다. 조합은 "협상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방 시장과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 미분양 리스크 방어였다"고 밝혔다.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도 증가했다. 종전 자산평가액이 2억원인 조합원이 전용 84㎡을 분양받는 경우 추가 분담금은 2023년 기준 1억6700만원에서 1억3100만원 늘어난 2억98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반 분양가 하향 조정까지 맞물리면서 조합원 부담이 가중됐고,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현대건설은 조합에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제안했다. 디에이치보다 공사비가 낮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논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조합 측 요청에 맞춰 설계 사양 및 공사비 조율 진행 중"이라며 "프리미엄 브랜드 관련 제안 역시 변화한 시장 환경과 조합의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은 다가오는 총회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디에이치) 적용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 △재협상 등 세 가지 안을 두고 조합원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한편 광주 주택 시장이 위축이 지속되며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광주의 미분양 주택은 1404세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올해 1월 기준 758세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