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늘었는데 점유율 하락…롯데카드, 플랫폼·인플루언서 전략 '공염불'
  • 김정산 기자
  • 입력: 2026.03.04 14:00 / 수정: 2026.03.04 14:00
엔데믹 이후 해외결제 시장 팽창 속 점유율 6%대 하락
환전·결제수수료 면제 등 외화 중심 전략 속 '엇박자'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매년 늘고 있지만, 관련 시장에서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축소되는 추세다. /롯데카드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매년 늘고 있지만, 관련 시장에서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축소되는 추세다. /롯데카드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매년 늘고 있지만, 관련 시장에서 롯데카드의 점유율은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해외여행객 잡기에 착수한 가운데 롯데카드는 플랫폼 강화,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자구책을 시행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는 평가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롯데카드의 개인신용카드 해외승인잔액(일시불)은 875억원으로 전년 동기(806억원) 대비 8.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요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의 합산 해외승인잔액이 1063억원(8.71%) 증가한 1조327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평균 성장치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시장에서 평균을 밑도는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점유율을 살펴보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지난 2023년 1월 시장점유율 7.60%를 기록하며 중하위권 경쟁을 펼쳤지만, 같은 해 12월에는 점유율이 6.99%로 떨어지면서 7%선이 무너졌다. 이어 2024년 1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의 협업을 통해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1월 시장점유율 6.92%에서 12월 7.26%까지 끌어올렸지만, 2025년에는 또다시 6%대로 떨어졌다.

올해 1월에는 점유율이 6.59%까지 내려앉으면서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는 양상이다. 그간 롯데카드의 해외 신용판매 점유율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해지런'이 일어난 데다 상표가치 훼손 등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올 설 연휴 또다시 해외여행객이 역대급 수치를 기록하며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그간 롯데카드가 해외여행객 잡기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4년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과 협업한 '트립 투(Trip to) 로카 빠니보틀 에디션'을 공개하면서 할인 프로모션 등을 함께 진행했다. 여행 특화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MZ세대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해 2월에는 빠니보틀 협업 카드를 4종으로 확대 출시했다. 아멕스와 마스터카드 등 브랜드별 해외 결제 추가 할인 이벤트도 단행했다. 카드 플레이트에는 여행 콘셉트 일러스트를 적용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와 연계한 홍보도 병행했다. 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에는 여행 전문 플랫폼 '디지로카 트래블'을 공개했다. 항공·호텔·렌터카 예약 기능을 강화했으며,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여행 콘텐츠도 확대했다. 이 밖에도 공항 라운지 이용 및 해외 결제 할인 프로모션을 펼쳤지만 점유율 측면에서 가시적인 반등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플랫폼 중심의 해외여행 공략 전략이 단기 성과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을 통한 혜택 강화의 경우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경쟁 또한 치열해 차별화된 강점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흥행 상품을 필두로 안정적인 고객 유입 흐름을 먼저 만들어야 플랫폼 전략도 힘을 받을 수 있는데, 순서가 바뀐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해외여행 카드 시장이 환전 우대,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등 외화 비용 절감형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과도 대조적이다. 롯데카드의 메인 상품은 '트립 투 로카'로, 해외 가맹점 2%, 국내 1.2%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수수료 면제나 환율 우대와 같은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프로모션 기간 추가 할인 혜택도 있었으나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반면 여행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연회비 부담이 없는 체크카드를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와 환전 편의성을 결합해 접근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같은 비(非)지주계열 카드사인 현대카드 역시 애플페이를 통해 해외 결제 편의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측은 점유율 감소를 '부진'으로 단정 짓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일부 카드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혜택 경쟁에 나서며 점유율 변동 폭이 커졌을 뿐, 자사 전략이 뒤처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여행 특화 상품 출시와 플랫폼 강화 등 나름의 대응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점유율이 늘어난 곳이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했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라며 "당사가 부진했다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일부 카드사들이 단기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