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코빗 점유율 '급등'…USDC 이벤트가 만든 착시 논란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6.02.26 16:34 / 수정: 2026.02.26 16:35
USDC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양사 점유율 10%대 껑충
반복 매매 통한 거래대금 급증…하락장 속 '점유율 착시' 지적
코인원과 코빗의 시장 점유율이 급등했지만, 거래량이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되며 ‘이벤트 착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각 사
코인원과 코빗의 시장 점유율이 급등했지만, 거래량이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되며 ‘이벤트 착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각 사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서 3~4위권에 머물던 코인원과 코빗의 점유율이 단기간 급등하며 '중위권 거래소의 반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이벤트 효과에 따른 '착시'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26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코인원의 시장 점유율은 10.4%를 기록했다. 기존 3~4%대에 머물던 점을 감안하면 약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코빗 역시 0%대에 머물던 점유율이 2월 들어 한때 12%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거래소 시장 판도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최근 발생한 업계 2위 빗썸의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이후 이용자 일부가 이동하면서 반사이익을 코인원과 코빗이 흡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실제로 지난해 말 30% 초반이던 빗썸의 점유율은 최근 20% 초반대로 내려온 상태다.

그러나 거래 구조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소 다르게 읽힌다. 지난 25일 오전 9시 기준 코인원 거래량의 82.2%, 코빗의 75.2%가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 거래에서 발생했다. 다음 날인 26일 오전 9시 기준으로도 코인원의 USDC 거래 비중은 68.8%, 코빗은 76.1%로 여전히 높은 집중도를 유지했다.

업비트나 빗썸의 경우 특정 종목이 거래대금 상위를 차지하더라도 통상 전체 거래량의 10~20% 수준에 머무르는 점을 고려하면, 두 거래소의 거래 확대가 전반적인 투자 수요 증가라기보다 특정 자산에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쏠림 현상은 뚜렷하다. 같은 시각 USDC 거래대금은 코인원이 약 2082억원, 코빗이 약 970억원을 기록한 반면 업비트는 약 22억원, 빗썸은 약 27억원에 그쳤다. 전체 USDC 일 거래량의 98% 이상이 두 거래소에 집중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양사가 진행 중인 공격적인 USDC 마케팅이 있다. 코인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코빗은 올해 1월부터 USDC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거래 규모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거래대금 랭킹전까지 병행하며 거래 유인을 강화했다.

문제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이다.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된 자산에 대해 수수료가 무료이고, 거래량에 따라 리워드까지 제공될 경우 실제 투자 목적이 아닌 반복 매매를 통한 거래량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 비용 부담이 사실상 없는 구조에서는 단기적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할 수 있지만, 이를 실질적인 유동성 확대나 투자자 기반 성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에 수수료 무료와 리워드가 결합되면 거래량은 빠르게 늘 수 있다"며 "다만 이것이 시장의 실질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점유율 역시 과대 측정돼 보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하락장이라는 점도 변수다. 전체 거래대금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특정 코인의 거래가 일부 거래소에 집중될 경우 상대적인 점유율이 크게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절대적 거래 규모보다 '비율'이 부각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결국 최근 코인원과 코빗의 점유율 상승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낸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거래량의 질과 지속 가능성은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현재 수준의 거래 비중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실질적인 경쟁력 판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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