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잘 돼도 웃을 수 없는 이마트…편의점·온라인은 숙제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02.25 14:11 / 수정: 2026.02.25 14:11
대형마트 선방에 이마트 영업이익 6배↑
이마트24·SSG닷컴·G마켓 자회사 역성장
정용진, 현장경영 늘려 본업 경쟁력 속도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편의점과 온라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력 자회사들은 역성장에 직면했다. /이마트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편의점과 온라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력 자회사들은 역성장에 직면했다. /이마트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을 6배나 올렸으나, 이 같은 성과에도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을 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업계 후발주자로 나섰던 편의점 사업과 쿠팡 그림자에 갇힌 온라인 사업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동반 하락하며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25일 이마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순매출액이 전년 대비 0.2% 감소한 28조970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회사 영업이익은 전년 471억원에서 584.7% 증가한 3225억원을 냈다. 순이익도 24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순손실 5734억원을 단숨에 흑자로 전환했다.

◆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본업 모두 실적 '탄탄대로'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대형마트 사업은 순매출액 16조6289억원을 기록해 전년(15조5696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6.5% 증가한 2771억원을 냈고, 순이익은 5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할인점(이마트)과 창고형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 기업형 슈퍼마켓(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본업 모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872억원을 기록, 직전 연도 영업손실 199억원을 흑자 전환했다.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9.9%, 221.7% 오른 1293억원, 267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상품군을 해외 직소싱으로 들여오거나 통합 매입하는 방식으로 원가 방어에 나섰고, 이를 자체 할인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로 접목해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췄다.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고, 그 결과 지난해 고래잇 페스타를 이용한 소비자만 2300만명에 달했다. 일산점과 동탄점, 경산점 등 스타필드 내 이마트 점포들도 '스타필드마켓'으로 리뉴얼해 소비자들의 방문 빈도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트레이더스도 고물가 기조에 착안해 대용량·가성비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에 집중했다. 또한 마곡점과 구월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신규 출점하는 등 외형 확장 전략을 폈다. 에브리데이 역시 지난 2024년 7월 이마트로 합병된 이후 슈퍼마켓 업황 악화에도 본사의 지원 아래 비교적 선방했다.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편의점과 온라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력 자회사들은 역성장에 직면했다. /SSG닷컴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편의점과 온라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력 자회사들은 역성장에 직면했다. /SSG닷컴

◆ 편의점 후발 이마트24, 쿠팡에 밀린 SSG닷컴·G마켓 '역성장'

문제는 이마트가 후발주자로 뛰어든 편의점 사업과 쿠팡에 밀린 온라인 사업이 역성장을 보이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마트 주요 연결 자회사들의 합산 순매출액은 14조5477억원으로, 전년(15조2453억원) 대비 4.6% 감소했다. 실적 부진을 겪는 주요 자회사들로 이마트24와 SSG닷컴, G마켓 등이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5.1% 감소한 2조53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편의점 업계가 호황기를 맞아 점포 수를 5만개 넘게 늘렸으나, 이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출혈경쟁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463억원을 기록, 전년 298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13년 12월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후 4년 뒤인 2017년 7월 현재의 이마트24를 선보였다.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점포 수를 늘리면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폈다. 이마트24는 엔데믹 직후였던 2022년 점포 수가 6300여개에 달했으나, 이후 점포를 정리해 나가면서 현재 5500여개로 감소했다. 이마트24는 지난해에도 237개의 점포를 처분하며 내실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쿠팡이 자체 배송망으로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면서 SSG닷컴과 G마켓 모두 역성장을 마주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14.5% 감소한 1조3471억원을, G마켓은 35.5% 하락한 620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두 회사 모두 영업손실 1178억원, 8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구조에 갇혔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전국권으로 빠르게 늘려갔고, 배달 앱 쿠팡이츠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을 연계한 유료 멤버십(와우회원)으로 시장을 잠식한 영향이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월 쿠팡의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00만명으로, G마켓(680만명)과 SSG닷컴(220만명)을 합산한 수치보다 3배 이상 더 많다.

SSG닷컴은 본사인 이마트와 협력해 새벽배송과 퀵커머스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자체 유료 멤버십인 '쓱세븐클럽'을 론칭해 신규 고객 확보에 힘을 쏟았다. G마켓은 유명 가수들을 내세워 초저가 프로모션인 'G락페'를 띄우며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수산 매장에서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마트
지난 1월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수산 매장에서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마트

◆ 본업 잘 돼도 웃을 수 없는 이마트…정용진 '현장 경영' 힘줘

이처럼 이마트는 지난해 본업 경쟁력을 한층 높였으나,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은 부진해지는 등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이마트는 2027년 연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그룹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본업인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추진해 외형 확장에 주력하는 한편, 편의점 이마트24는 저수익 점포들을 빠르게 정리하면서 적자 탈출에 힘을 쏟았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공급망을 활용해 신선식품 배송에 속도를 냈고, G마켓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와 동맹을 맺어 오픈마켓으로 강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외 행보도 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에만 스타필드마켓 죽전점과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트레이더스 구월점 등 주요 점포들을 세 차례 방문해 직접 현장을 챙겼다. 이는 이마트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본업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정 회장은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서 직장인들이 몰리는 퇴근 시간대 점포를 찾았고, 와인과 간편식 등을 살피면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더 부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서는 신도시 거주민들의 특성에 맞춰 아이들을 위한 놀이 콘텐츠를 확장해달라고 지시했다. 트레이더스 구월점에서도 정 회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방문해 고객의 사고 예방과 신뢰 제고를 당부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로 "1등 기업에 맞는 '탑(Top)의 본성'을 회복하고 시장의 룰을 새로 세울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룰을 새로 세워 고객 욕구 자체를 재창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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