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점포를 대폭 늘리며 호황기를 맞았지만, 이것이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정체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양강 주자인 CU와 GS25는 편의점 배송 경쟁에 돌입했고, 3·4위권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며 적자생존 경영에 들어갔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정체되는 흐름을 보였다. CU와 GS25는 0%대의 성장률을 그리거나 역성장에 직면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적자구조에 휩싸였다.
먼저 CU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0.9% 증가한 253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GS25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4% 감소한 1861억원을 냈다. 3·4위권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계 영업손실 442억원을 기록했고, 이마트24는 지난해 영업손실 46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최근 5년간 국내 편의점 현황은 △2020년 4만7751개 △2021년 5만765개 △2022년 5만3837개 △2023년 5만4875개 △2024년 5만4856개 △2025년 5만3266개로 집계됐다. 편의점 4사 모두 외형 확장에 주력하면서 5년 새 점포만 6000개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당 운영에 제한이 생기자, 편의점이 대체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점포 확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3년 엔데믹과 함께 편의점 업계는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2024년 들어 국내 편의점 수는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직전 연도 대비 1000개 넘게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편의점 수가 5만개를 넘기면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했고,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른 현상이다. 편의점 4사가 기존 외형 확장에서 내실 경영으로 방향을 튼 이유이기도 하다.

◆ CU·GS25는 배송 경쟁…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점포 정리
CU와 GS25는 현재 국내에서만 각각 1만8000여개의 점포를 뒀다. 국내 편의점 5만여개 중 양 사가 보유한 점포만 3만6000여개로, 약 70%에 달한다. CU와 GS25가 전국에 촘촘히 갖춘 편의점을 활용해 배송 경쟁에 뛰어든 배경이다.
우선 CU는 반값택배를 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이관해 편의점을 택배 거점으로 확장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과 협력해 업계 최저가 택배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일본 반값택배 서비스도 론칭해 역직구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도 겨냥했다.
GS25는 '내일택배' 서비스를 론칭해 배송 속도전에 승부를 걸었다. 오후 6시 전 편의점에 택배를 접수하면, 다음 날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내일택배는 서울 내 점포들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국권으로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GS25는 최근에도 배달의민족과 협력해 1시간 내로 전달해 주는 퀵커머스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저수익 점포들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 사 모두 적자 구조인 만큼 수익성을 개선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론칭하면서 고객 유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한 후 점포를 1만4000여개로 확대했으나, 2024년 들어 1만2000여개로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흡수한 시점은 엔데믹 이후였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저수익 점포들을 정리하게 됐다. 동시에 세븐일레븐은 자체 특화매장인 '뉴웨이브'를 확장해 K팝과 K푸드를 아우르는 등 외국인 고객에도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지난해 점포 237개를 처분하며,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현재 5500여개로, 편의점 3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이마트24는 2022년 이후로 점포만 600여개나 줄이면서 적자를 끊어내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에 K뷰티와 K패션을 콘셉트로 한 '트랜드랩' 특화매장을 내 외국인으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수가 5만개를 넘길 정도로 증가하면서 최근 2~3년간 수익성도 급격하게 악화했다"며 "고물가 기조마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점포를 늘리기보다는 사람들이 편의점을 더 자주 찾도록 내실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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