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장민영 기업은행장, 공식 취임…300조 생산적금융·AI 전환 선언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2.20 11:11 / 수정: 2026.02.20 11:11
20일 제28대 장민영 은행장 취임식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을지로=이선영 기자] 취임식 단상에 선 장민영 신임 행장은 먼저 노조위원장에게 눈을 돌렸다. 출근 저지 투쟁 기간 내내 기른 수염을 깔끔히 밀고 환영사에 나선 류장희 노조위원장을 향해 그는 "수염 깎은 모습이 훨씬 잘 어울린다. 앞으로 다시 수염 기르는 일 없도록 제가 잘하겠다"고 웃으며 운을 뗐다. 22일간 이어진 행장 출근 저지 갈등을 뒤로하고, 노사 관계의 '재출발'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IBK기업은행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8대 장민영 은행장 취임식을 열었다. 장 행장은 취임사에서 "저성장과 양극화, AI·디지털·에너지 대전환이 겹치며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은행은 단순한 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 체질을 함께 개선하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행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을 축으로 한 대규모 공급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2030년까지 300조원을 투입하는 'IBK형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겠다"며 "AI,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65년 동안 중소기업과 함께하며 쌓은 금융 DNA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산"이라며 "이 안목을 바탕으로 첨단·혁신 산업의 '진주'를 찾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한국 경제 성장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리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생애주기별 지원 전략도 제시했다. 창업 초기부터 성장·성숙기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존 담보·재무 중심 심사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성을 반영하는 여신 심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행장은 "전통적인 대출 심사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성을 보는 심사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룹 내 역량을 모은 'IBK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투자 기능도 키운다. 장 행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유지하되 전통적 뱅킹을 넘어 자본시장까지 영역을 넓혀 기업 성장 단계별로 자금·투자를 이어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행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민생의 안전망"이라며 "지역별 산업 생태에 맞춰 필요한 유동성을 제때 공급해 지방의 생산 활동을 복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장민영 행장은 취임식에서 기업은행을 AI 기반 금융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방대한 기업금융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분석·심사·건전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초개인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장민영 행장은 취임식에서 "기업은행을 AI 기반 금융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방대한 기업금융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분석·심사·건전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초개인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특히 7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앞세워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영세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저금리 대환대출과 채무조정, 경영 컨설팅을 묶은 종합 지원으로 진짜 재기를 돕겠다"며 "누구나 어디서든 차별 없이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장 행장은 "기업은행을 AI 기반 금융기업으로 전환하겠다"며 "방대한 기업금융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분석·심사·건전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초개인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AI 친화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일하는 방식·조직 체계·근무환경 전반을 AI 시대에 맞게 전환해, AI가 사고의 기본이 되고 임직원이 AI를 가장 잘 쓰는 사람들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 관련 언급도 이어졌다. 장 행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자본시장 흐름을 바꿀 핵심"이라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산 모델을 발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날 취임식은 최근까지 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노조와의 관계 회복을 상징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장기간 출근 저지 투쟁을 이끌었던 류장희 노조위원장은 환영사에 나서 "은행과 직원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고, 장 행장은 감사 인사를 건네며 "앞으로 위원장님이 다시 수염 기를 일 없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IBK기업은행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8대 장민영 은행장 취임식을 연 가운데 류장희 노조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IBK기업은행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8대 장민영 은행장 취임식을 연 가운데 류장희 노조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을지로=이선영 기자

장 행장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정책기관이자, 동시에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상장 금융회사"라며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필요한 보고를 줄이고 권한을 현장에 과감히 위임해 업무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실질적인 토론 문화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역동적인 IBK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직원 처우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임직원 여러분의 임금과 복지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동조합의 따가운 비판도 진심으로, 열린 마음으로 듣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화두는 '신뢰'였다. 장 행장은 "금융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은 고객의 신뢰"라며 "언론 보도에서 보듯 단 한 차례 사고만으로도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곳의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부통제·정보보안 체계를 구축해, 국민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식 직후 장 행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내점 고객이 가장 많은 서울 지역 영업점을 찾아 창구 직원들을 격려하고, 점포 운영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