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긴 설 연휴가 끝나자 공모주 시장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2월 하순 일반청약 일정이 촘촘히 겹치면서 자금이 대형 딜인 케이뱅크로 먼저 쏠린 뒤 코스닥 중소형 공모로 분산되는 흐름이 예상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 주요 IPO 일정은 케이뱅크(2월 20·23일 청약), 에스팀(2월 23·24일), 액스비스(2월 23·24일) 순으로 이어진다. 불과 일주일 사이 세 건의 일반청약이 겹치면서 단기 자금 이동과 종목 간 수급 경쟁이 동시에 벌어질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단연 케이뱅크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비대면 기반 예금·대출 상품과 플랫폼 제휴 확대를 통해 외형을 키워왔다. 이번 기관 수요예측은 2월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으며 2007개 기관이 참여해 1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문 규모는 약 58조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공모가는 희망밴드(8300~9500원)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청약은 2월 20일과 23일 이틀간 진행되며,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단으로는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한다. 상장 예정일은 3월 5일이다.
공모가가 밴드 하단으로 결정된 점은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형 딜임에도 기관 수요가 보수적 가격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IPO 시장은 단기 소강 국면이지만 3월 초부터 상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케이뱅크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향후 공모시장 투자심리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공모 자금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성장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만큼, 상장 이후 실적 흐름과 자산 성장 속도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주에 청약이 겹치는 에스팀과 액스비스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에스팀은 모델·인플루언서 IP를 기반으로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희망 공모가는 7000~8500원이며 상장 예정일은 3월 6일이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과 초기 유통 가능 물량이 흥행의 관건으로 꼽힌다.
액스비스는 고출력 레이저 솔루션 기업으로 산업용 및 AI 융합 레이저 플랫폼을 주력으로 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100~1만1500원이며 상장 예정일은 3월 9일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제조 기반 기술기업이라는 점에서 실적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이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2월 IPO를 시장 체력 점검 구간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IPO본부 관계자는 "대어급 딜이 공모가를 지키고 안착하면 대기 물량의 밸류에이션 협상력도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로 상장 직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3월 예정 딜들의 공모가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3월에는 의료·소재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공모 일정도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주요 딜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메쥬(수요예측 2월 말, 일반청약 3월 초 예정), 친환경 소재·정밀화학 기반 산업용 소재 기업 인벤테라(수요예측 2월 말~3월 초, 일반청약 3월 중순 예정), 냉각치료(크라이오테라피) 기반 의료기기 기업 리센스메디컬(수요예측 3월 초, 일반청약 3월 중순 예정)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하나의 흐름일 것"이라며 "케이뱅크를 필두로 한 대형 IPO의 안착 여부가 중소형 기술·의료 기업의 흥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설 연휴 이후 재가동된 공모시장이 3월 본격 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